예상경로 이탈한 물가…한은, 물가전망 수정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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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물가 고공행진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진다.
이달 말 수정 경제전망에서 당초 내놓았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3.5%)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내놓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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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물가 고공행진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진다. 이달 말 수정 경제전망에서 당초 내놓았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3.5%)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며 국제유가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라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 수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내놓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 3.6%에서 3.5%로 낮췄다. 이어 5월과 8월에는 이 전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를 기록했다. 7월(2.3%) 이후 △8월 3.4% △9월 3.7%에 이어 석달 연속 3%대다.
특히 지난달 물가는 정부와 한은의 예상 경로를 벗어났다. 정부와 한은은 10월부터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오히려 오른 것이다.
한은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전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유가·농산물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흐름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이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높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한은-대한상공회의소 공동세미나'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유가가 90달러 이상으로만 변해도 저희의 예측을 많이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희에겐 좋은 뉴스는 아니다"고 했다.
앞서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는데 이 예측 당시 국제유가를 84달러로 가정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은 커진 상태다.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86.94달러로 84달러를 상회한다.
여기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견해들이 많아지고 이란 참전 등 확전 가능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세계은행(WB)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 분쟁이 지금보다 커지는 등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최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예상경로를 벗어난 물가 흐름은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게 됐다.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한미금리차(2%포인트)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던 배경이었던 물가가 이제는 통화정책 결정 때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6회 연속 기준금리를 3.5%에 묶어둔 한은은 금리 인상 요인과 금리 인하 요인이 혼재된 여건 속에서 대내외 상황 추이를 일단 지켜보자는 기조였다.
하지만 금통위원들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인 물가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아직까지는 한은이 금리를 또 올리기보다는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신 지금의 고금리 수준을 내년 중반 이후까지 끌고 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말부터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금융불안 대응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계부채 연체율 상승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보다는 '하이어 포 롱거'(Higher for Longer·고금리 장기화) 스탠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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