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부시맨! 콜라병을 버리고 휴대폰을 잡았다.

2023. 11. 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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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나사라와주 도마마을 있는 휴대폰 충전소에 충전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AFP 연합뉴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나사라와주 도마마을에 휴대폰 충전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불이 날 것같이 위험해 보입니다. 이곳은 태양광으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충전소입니다. 어림잡아도 수백 대를 한 번에 충전할 수 있어 보입니다.

나이지리아는 산유국이지만 전기 인프라는 낙후된 나라입니다. 부족한 전기 시설로 일부 주민들은 가솔린 엔진 발전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연료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가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나이지리아 전국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아직까지 복구됐다는 뉴스는 없습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나이지리아 인구 2억 명 중 9천만 명이 전기 혜택을 못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형편에 어둠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태양광 발전기입니다. 연중 햇볕이 뜨거운 이곳에서는 축복과도 같은 일입니다. 다만 태양광 패널 가격과 설치 비용 비싸 일반인들은 ‘그림 속의 떡’입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태양광 충전소입니다.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대다수 아프리카 사람들은 휴대폰을 의식주 다음가는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의 유목민, 탕가니카 호수의 어부, 콩고 정글 속의 뱀 사냥꾼도 휴대폰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휴대폰을 통화 목적 뿐만 아닌 다른 용도로도 요긴하게 사용한다고 합니다. 다름 아닌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입니다. 우리에게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기능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필수 기능입니다. 밤이 되면 전기가 자주 나가는 이곳에서 손전등 기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휴대폰 보급률이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통화의 품질과 패션보다는 배터리 용량이 큰 휴대폰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능과 품질이 좋아도 배터리 용량이 작으면 무용지물이라고 합니다. 우리와는 정반대인 시각입니다. 무엇을 바라보든 시각의 차이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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