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허찔렸던 이스라엘, 본거지 숨통 조이며 '박멸' 공세[이-팔전쟁 한달]
이란 중심의 '저항의 축' 反이스라엘 기류…중동 전쟁까지 이어지나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유대교의 명절인 초막절이 끝나는 안식일이자,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시리아의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채 개전 초기에 무방비로 당한 바 있다)' 발발 50주년이 되는 날인 10월7일, 이스라엘인들은 연휴를 즐기고 있었다.
평화로운 일상은 이내 악몽으로 바뀌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수천 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아이언돔마저도 무력화시켰고, 패러 글라이더를 탄 하마스 무장대원이 이스라엘 남부를 침투했다.
그렇게 시작된 2023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어느덧 한 달째를 맞이하고 있다.
대략 2년 정도 치밀하게 준비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용의주도했다. 약 3000명의 하마스 무장세력은 트럭이나 오토바이, 불도저, 쾌속정,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해 이스라엘로 침투했다.
이후 하마스는 민간인을 살해하거나 납치했다. 특히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하마스에 의해 약 260명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왜 이 시점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했는지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의 주도로 추진 중인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즉시 '철의 검 작전'을 시작했다.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끊임없이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하마스에 대한 연대를 선언하면서 이스라엘 국경에서 여러 차례 충돌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아랍권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자지구 봉쇄로 지역의 인도적 위기는 점차 심화했다. 특히 10월 17일 알 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나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에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폭발의 책임을 두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서로의 책임으로 돌렸으며, 미국은 하마스의 로켓 실패 탓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다음날인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방문해 병원 폭발의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이스라엘에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자칫 이번 분쟁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선 경계했다.
20일 이집트에서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를 통해 분쟁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구호품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또한 20일에는 카타르의 중재로 미국인 인질 2명이 석방됐다.
한편 이스라엘은 27일에 이틀 연속 가자지구에 대한 표적 급습 작전을 펼치면서 본격적인 지상 작전을 실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후 실제로 이스라엘은 아예 가자지구 북부에 거점을 마련하고 지상작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2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며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한 "휴전을 요구하는 것은 곧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항복하고,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라 하마스와의 휴전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상작전을 확대하면서 31일에는 인구가 밀집된 자발리아 난민촌이 공격당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결국 11월 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중심 도시 가자시티를 포위하는 데 성공한다. 이와 동시에 지난 1일 처음으로 라파 통행로가 개방돼 외국인과 팔레스타인인 중상자가 가자지구를 떠났다.
이제 남은 것은 시가전이다. 하마스는 이미 거미줄 같은 복잡한 땅굴을 파 놓고 도시에 부비트랩과 지뢰 등을 설치해 이스라엘군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전력상 우위에 있더라도 땅굴에 무리하게 진입해선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올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은 그 이전의 어떤 분쟁과 비교해 봐도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하마스가 1400명 이상을 살해한 10월 7일 시작된 이래로 이스라엘은 이전 전쟁의 속도를 훨씬 뛰어넘는 가자지구의 1만1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는 약 35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88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분리 장벽 대부분이 사라졌다. 하마스는 공격 중 29개의 개별 위치에 구멍을 뚫었고, 이스라엘은 기갑 대대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더 많은 곳을 해체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시티를 포위하긴 했지만, 하마스의 게릴라 전술로 인해 최장 1년까지도 전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도 역대급이다. 가자지구 북부 인구의 약 3분의 2가 대피 명령에 응했으며, 여전히 북부에 수십만이 거주하고 있다. 안전지대라고 알려진 남부의 상황은 심각하다.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인 140만 명이 난민이 됐다.
가자지구의 필수품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지난달 21일 이후 구호품 트럭 약 250대가 가자지구로 향했음에도 여전히 상황은 녹록지 못하다. 특히 연료의 경우 이스라엘의 반대로 구호품에 포함되지 못했다. 가자지구 병원의 3분의 1과 진료소의 3분의 2가 연료가 없거나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문을 닫았다.
한편 이스라엘에 미치는 파급력도 이전 분쟁과 비교했을 때 상당하다. 먼저 이스라엘인 14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약 240명이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 중이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대응 실패로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향후 운명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가장 큰 걱정은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례적으로 3일 공개 연설에 나서는데, 여기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여기에 더해 시리아와 시아파 이라크 민병대, 예멘 후티 반군 등도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에 쓴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전면전으로 확대된다면, 상당한 규모의 중동 전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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