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이틀새 35원 '뚝'…환율, 1200원대 갈까

남주현 기자 2023. 11.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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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추세 전환 평가는 '시기상조'
단기 급등에 되돌림 평가 "1300원 초중반 등락"
美 긴축 불확실 여전…국제유가도 변수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5.22포인트(1.08%) 오른 2368.34에 장을 마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9.21포인트(1.19%) 오른 782.05에 장을 마쳤다. 2023.11.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가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이틀만에 35원 급락하며 두 달 전 환율로 돌아갔다. 미국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해석이 힘을 받으면서다.

다만 기조적으로 하락세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긴축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시기상조인데 다 한미 금리 역전 차가 좁혀진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의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수도 여전하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일 만해도 1357.3원이던 원·달러는 다음날 1342.9원으로 14.4원 떨어지더니 3일에는 20.5원 급락해 1322.4원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한 것은 올해 3월23일 29.4원 내린 후 처음으로 이틀새 낙폭은 35원에 달한다.

원·달러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11월 FOMC 결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라는 기대감이 꼽힌다. 위험자산 산호 심리 회복에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5.5%로 2회 연속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FOMC가 다소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해외IB인 제프리(Jefferies)는 "정책결정문에 금융여건을 추가해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힌트를 줬다"고 평가했다. TD는 "연준이 여전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경기둔화를 감안할 시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재무부가 국채발행 규모 확대 속도조절에 나선 점은 미국 국채 금리 레벨을 낮췄다. 2일(현지시각)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틀 만에 30bp 떨어져 연 4.67%까지 하락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누그러지면서 주요 6개국 대비 상대적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6.14포인트로 전일대비 0.48% 떨어졌다.

반면 원화는 힘을 받고 있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올라 2370선을 위협하고, 지난 2일 4.55% 급등한 코스닥은 전날에도 1.19%로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개선세도 원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10월 수출은 전년대비 5.1% 늘며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고, 무역수지는 5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02.


다만 시장에서는 고공행진하던 원·달러의 방향이 기조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라 한미 금리 역전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환율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달성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긴축기조 유지 필요성을 일관되게 피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반등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환율이 아직 하락 기조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한미 금리 역전차가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최근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점에서 일부 되돌림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단기적으로는 13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경제지표 확인과 함께 시장금리가 빠르게 떨어질 경우 연준 인사들의 블러핑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며 "다음주 이벤트 부재 속 단기적 환율 하락으로 인해 달러화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 간의 분쟁 확전과 장기화도 변수다. 유가 급등에 따른 주요국의 긴축 기조 강화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대한 경계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의 일시적 하락보다는 기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연준 정책과 이·팔 전쟁 등의 불확실성 요인들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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