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원인은 결국 대통령…민생 잡아야 지지율도 오른다 [정치에 속지 않기]
대통령의 위기는 지지율로 짐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론조사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고 절대값도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30%대 초반이 묶여 있다는 것.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의 패배는 이 위기를 확인해줬다. 지금 지지율은 정치적 동력으로 삼기에는 턱없이 낮은데, 이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지지율이 낮다는 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다는 뜻이다. 한국갤럽 10월 4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비율은 58%. 오래동안 60% 안팎이다.
주목할 건 부정 평가의 이유다. 부정 평가 응답자의 23%가 꼽은 건 ‘경제·민생·물가‘에 대한 불만이었다. 한마디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불만, 정제된 표현으로는 민생에 대한 불만이었다. 언젠가부터 윤 대통령에게 꼬리표처럼 붙어다니던 ‘독단적·일방적’이란 평가는 이유 2위였는데, 9%에 불과했다.
‘경제·민생·물가‘가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올라선 건 10월 2주차 조사부터였다. 당시는 16%. 이어 10월 3주차 조사에선 17%로 높아지더니 10월 4주차에선 23%까지 오른 거다. 앞서 9월 마지막 조사(3주차)에서는 부정 평가 이유 1위가 ‘외교’였다. 9월 4주차~10월 1주차에 걸쳐있었던 추석연휴를 통해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더 실감했을 수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발목을 잡힌 이유로 그간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홍범도 장관 흉상 이전 문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문제 등이 꼽혔지만 물밑에서 흘렀던 강력한 이유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난 거라고 봐야 한다.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딱히 안보인다는 거다. 경제 성장이 최선인데, 이미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1%대에 성장에 머무는 ‘저성장‘ 국가가 된 듯하기 때문이다. 구조적 위기를 깨부술 획기적인 결정과 참신한 경제전문가 등용이 필요한 시점인데, 윤 대통령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에 기대를 거는 시각과 지금까지 모습으로 볼 때 돌파구 찾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하지만 설사 돌파구를 찾더라도 효과가 단박에 나오기는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다만 지지율 측면에서는 돌파구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이념 대통령이 아니라 민생 대통령이란 인식을 줘야 한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정말 진정성 있게 돌보는 대통령이란 인식을 줘야 한다. 여권이 그토록 염원하는 국회 다수당이 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윤 대통령을 확고한 민생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용산의 참모들의 제1 과제이고, 여당이 주도해야할 이슈다.
한편 얼마 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SNS에 집권 시절 경제 참모가 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면서 1%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개탄했다. 그는 문 정부 당시에는 실질국민소득이 일본을 추월했다고 강조하면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최초로 1%대로 떨어졌고, 올해 실제 경제성장률이 그보다도 못할 것이란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은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에게 득인가, 아니면 실이 큰가”라며 “이 책은 경제를 발목 잡는 우리 정치와 외교 전략이 그 원인임을 밝히고 있다”고 썼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저성장에 진입했다. 2000년대 이후 어떤 정부도 성장세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줄곧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책 소개를 통해 마치 저성장의 이유가 한미일 동맹 강화에 있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한미일 동맹을 느슨하게 하면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건가. 한마디로 ‘글쎄’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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