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수 있는 건 다 판다는데… 대유위니아, 정상화까진 먼 걸음
[편집자주]대유위니아그룹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렸다. 무리한 투자가 부메랑이 돼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고 그 후폭풍이 그룹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직원들의 급여가 밀리는 상황에서 최종 의사결정자인 박영우 회장은 수십억원의 보수를 챙기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 소환돼 조속한 임금체불 해소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①탱크주의도 딤채도 와르르… 대유위니아 위기 원인은
②직원급여 553억 밀리면서… 대유위니아 오너일가 책임은 '뒷전'
③팔 수 있는 건 다 판다는데… 대유위니아, 정상화까진 먼 걸음
대유위니아가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계열사 공장과 골프장 등 자산 매각을 본격화한다. 회사의 예상과는 다르게 매각 시점과 금액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협력사도 줄도산 위기에 놓였으나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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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전자는 멕시코 공장에 이어 그룹 소유 골프장과 성남 연구개발(R&D)센터도 매물로 내놨다. 경기 포천에 있는 골프장 몽베르CC는 매각을 마쳤으며 지난해 준공된 경기도 성남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센터는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0월26일 국정감사에서 "골프장이 이번 주 아니면 다음 주에 매각될 것"이라며 "매각 금액이 많이 떨어져서 3000억원에서 3500억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남 R&D사옥도 매각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 준공한 종합R&D센터는 지하 2층부터 지상 21층에 이르는 규모로 매각가는 13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이란 다야니 가문의 매출채권 강제집행을 통해 확보할 배당금(236억원)도 투입키로 했다. 위니아전자는 이란의 엔텍합 그룹에 대해 236억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야니가 지난 1월 제3자의 소를 제기하면서 법원 공탁금에 대한 배당 절차가 정지된 상태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향후 확보할 현금으로 임직원 체불임금 지급하고 경영정상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는 지난 9월20일 300억원이 넘는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대유위니아 그룹이 휘청이면서 협력업체의 피해도 불거졌다.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업체는 400여 곳, 납품대금 미회수 등을 포함한 피해규모는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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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대유위니아그룹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와 마베전자가 멕시코 공장 인수 의사를 타진 한 것은 맞다"면서도 "일렉트로룩스는 재무제표 등 서류를 요청하고 검토한 뒤 공장에 방문해 2시간 정도 라인을 돌아보고 가버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회사는 위니아의 재무 상태를 살피고 공장을 방문한 뒤 바로 연락이 두절됐다"라며 "이때가 5월쯤이었고 이들 회사는 절대 멕시코 공장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공장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절반만 운영됐고 같은 해 12월부터 생산이 멈춘 상태다. 공장 노동자들도 대부분 떠나 필수 인력 일부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운영비가 없어 그동안 남은 원자재를 이곳저곳에 팔아 겨우 버티고 있다"며 "공장의 기계, 부동산 등은 모두 담보로 제공해 대출받았고 은행 대출원금이 5000만달러(약 676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매각된 골프장 역시 글로벌 자산시장 위축으로 제 값을 받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몽베르CC는 대중제 18홀과 회원제 18홀로 조성된 36홀 골프장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이 희망하는 매각 가격인 3500억원은 회원권 보증금과 금융부채 등을 포함한 금액으로 막상 회사가 확보할 현금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1년 가까이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는 직원들은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회사가 1년 동안 자산을 매각해 임금을 줄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사람을 말려 죽이고 있다"며 "정리 해고가 단두대에서 처형하는 것과 같다면 임금체불은 사람을 솥에 넣고 천천히 끓여 죽이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위니아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은 원매자들과 협상하는 중"이라면서 "매각으로 확보한 자원 등은 체불된 임금 등에 우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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