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억→39억' 제2의 KBO 역수출 대실패…그런데 왜 美 또 '20승·200K 에이스' 주목할까

김민경 기자 2023. 11. 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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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류 루친스키
▲ 페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제2의 KBO 역수출 신화를 꿈꿨던 드류 루친스키(35)가 제대로 쓴맛을 봤다.

미국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루친스키의 2024년 구단 옵션을 포기했다'고 알렸다. 루친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1년 300만 달러(약 39억원) 보장 계약을 했다. 여기에 2024년 구단 옵션 500만 달러(약 66억원)가 실행되면 최대 2년 800만 달러(약 105억원)를 벌어들일 수 있었는데, 오클랜드가 방출을 결정하면서 300만 달러를 챙기는 데 그쳤다.

오클랜드의 기대치에 조금도 못 미친 한해였다. 루친스키는 올 시즌 부상 여파로 빅리그 4경기에 선발 등판해 4패, 18이닝, 평균자책점 9.00으로 매우 부진했다. 삼진 6개를 잡으면서 볼넷을 14개나 내줄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는 5월 중순 복통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구단은 얼마 지나지 않아 퇴행성 요통이라고 자세한 부상 내용을 설명했다. 그리고 7월 수술대에 올라 2024년까지도 재활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클랜드로선 구단 옵션을 실행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루친스키는 미국에 가기 전 한국에서 주가를 높였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NC 다이노스에서 4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121경기, 53승36패, 732⅔이닝, 657탈삼진,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해마다 30경기-17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10승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빅리그에서 KBO 역수출 신화의 원조는 메릴 켈리(35,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통한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동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통산 성적 119경기, 48승32패, 729⅔이닝, 641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가 2년 550만 달러 계약을 제시해 빅리그로 왔고, 올해까지 5시즌 통산 127경기에 선발 등판해 48승43패, 750⅔이닝, 681탈삼진,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면서 2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켈리는 올해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6번 시드로 막차를 탄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킬 때 4경기에서 3승1패, 24이닝,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한 사실상 에이스였다.

▲ 메릴 켈리
▲ 월드시리즈 2차전의 영웅 메릴 켈리

루친스키가 켈리의 바통을 이어받는 데 실패한 가운데 미국은 또다시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에이스에 주목하고 있다. NC 에릭 페디(30)가 주인공이다. 페디는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해 유력한 정규시즌 MVP로 떠올랐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3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KBO리그 역대 4번째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MLB.com은 3일 곧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KBO와 일본프로야구(NPB) 스타를 정리하면서 페디를 언급했다. 매체는 '켈리가 KBO에서 성장해 미국으로 돌아온 것이 올해 애리조나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을 차지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페디가 켈리와 비슷하게 KBO 역수출 신화를 쓸 수 있고, 빅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페디는 내년 2월이면 31살이 된다. NC에서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페디는 2022년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를 떠난 뒤 갈고 닦은 스위퍼 덕분에 이닝당 타자 한 명 이상을 삼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페디는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뿐만 아니라 NPB 구단의 관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종착지는 빅리그이겠으나 계약 규모와 조건에 따라 미국과 일본 가운데 행선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루친스키의 실패로 KBO 역수출 신화의 명맥이 잠시 끊긴 가운데 페디가 또 다른 신화를 새로 써 내려갈 수 있을까.

▲ 페디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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