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구→3일 휴식→73구, 몸 사리지 않는 투혼…이런 외국인 투수가 어디 있나

최민우 기자 2023. 11.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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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투혼을 발휘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2021년 10월 28일 수원 NC전에 선발 등판했던 쿠에바스는 7이닝 동안 108구를 던진 후 대구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크에 다시 선발 투수로 나서 공 99개로 7이닝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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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최민우 기자]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투혼을 발휘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6이닝 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 피칭을 선보이며 kt의 11-2 대승의 주인공이 됐다. 쿠에바스는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지만, 쿠에바스는 자신이 왜 에이스라 불리는지 증명해냈다. 지난달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섰던 쿠에바스는 3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7실점(4자책점) 2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75개.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에게 4차전을 준비할 것을 요청했고, 쿠에바스도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짧은 휴식기간 동안 쿠에바스는 팀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다. 전력 분석팀과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보며 NC 타자들을 분석했다. 1차전 부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또 빠른 피로 회복을 위해 컨디션 조절에 힘을 썼다. 그리고 쿠에바스는 4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경기를 마친 후 쿠에바스는 “1차전과 다르게 경기가 생각한대로 흘러갔다. 재밌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야수들이 수비를 잘해줬다. 타석에서는 득점 지원도 많이 해줬다. 즐거웠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6회를 마친 상황에서 쿠에바스의 투구수는 73개에 불과했다. 투구를 더 이어갈 수 있었지만, 쿠에바스는 손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쿠에바스는 “6회가 끝난 뒤 이강철 감독이 내 의사를 물어봤다. 나는 더 던지겠다고 했는데, 주변 동료들이 무리하지 말라고 하더라. 다시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했고, 그만 던지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쿠에바스가 투혼을 발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10월 28일 수원 NC전에 선발 등판했던 쿠에바스는 7이닝 동안 108구를 던진 후 대구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크에 다시 선발 투수로 나서 공 99개로 7이닝을 소화했다. 쿠에바스의 역투를 앞세운 kt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큰 경기에 강한 쿠에바스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오늘 잠 들기 전에 신께 고맙다고 인사하려 한다”며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다음 경기 때는 더 많이 쉬고 던지고 싶다”며 조금은 피곤한 내색을 드러냈다.

사령탑도 쿠에바스를 극찬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에이스답게 잘해줬다. 7회 등판도 생각했지만, 적당한 선에서 끊었다. 1차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가볍게 던지는 모습이었다. 슬라이더 각이 크게 형성됐고, 타자들의 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1차전에서는 힘이 많이 들어가서 슬라이더가 밀려들어갔었다. 오늘은 좋은 공을 던졌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쿠에바스가 책임감이 남다르다. 타선도 대량 득접으로 쿠에바스를 도왔다. 쿠에바스도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쿠에바스가 집중력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쿠에바스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 쿠에바스 ⓒ곽혜미 기자
▲ KT 선수들 ⓒ곽혜미 기자

쿠에바스의 활약 속에 kt는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2연승을 거뒀고, 이제 리버스 스윕을 노린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건 단 두 번뿐이다. 확률은 11.7%.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꺾었고, 2009년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에 역스윕을 거둔 바 있다. 기세가 오른 kt가 기적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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