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100주년' 맞은 튀르키예…주한 대사 "한국은 동맹·친구·형제"

이명동 기자 2023. 11. 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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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불참 뒤 현대화…그 뒤 한국 전쟁이 첫 파병"
"양국 관계 정권 무관하게 '돈독'…굉장히 특별한 특징"
"공화국 100년 의미 깊다…세계에 힘 보일 수 있을 것"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무라트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가 3일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0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한국은 같은 편에 서는 동맹(ally)이고, 친구(friend)이자 형제(brother)이기도 합니다"

무라트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는 3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대사관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튀르키예가 동맹이자 친구 형제라고 부를 수 있는 국가는 사실 세계적으로 없다. 유일하게 대한민국에 (이 세 가지 관계를) 동시에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곧바로 형제도 그냥 형제가 아닌 '피를 나눈 형제(blood brother)'라고 덧붙였다.

타메르 대사는 한국 전쟁이 벌어진 1950~1953년 기간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혈맹'을 강조헀다.

그는 "(튀르키예 지도자는) 내·외부적으로 나라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면서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며 "(튀르키예는)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튀르키예를 발전시켜야 해서였다. 참전하면 무너진 튀르키예를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이 많이 들 것으로 판단해서 참전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아서 '모던(modern)' 터키가 될 수 있었고, 경제와 사회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공화국이 된 튀르키예가 처음 참전한 것이 대한민국에 보낸 군인이었다"라고 언급했다.

과거 역사는 물론 현대에 와서도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는 매우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메르 대사는 "(양국 관계는) 대통령 바뀌어도 정치적으로 영향 받지 않는다. 튀르키예와 한국 관계를 보여주는 굉장히 특별한 특징"이라며 "대통령 바뀐다고 싸우거나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 바뀐 대통령마다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더욱 깊게 맺을 수 있는지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 부임한 지 이틀 만에 '형제의 나라'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며 일화를 공개했다.

타메르 대사는 현금을 들고 식당을 찾았지만, 카드밖에 받지 않는다는 말에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한 시민이 다가와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라고 물어 "튀르키예인이다"고 답했다. 그 시민은 곧바로 '형제의 나라', '피가 섞인 형제'라며 자신의 카드로 대신 계산해 줬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무라트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가 3일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04. kkssmm99@newsis.com

상황을 설명하던 그는 "(그분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튀르키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호의를 베풀어 줬다"며 "온 지 얼마 안 된 날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한 내가 이 나라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지는 알아서 상상하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어 "튀르키예에 계신 한국 대사도 한국인이라고 이야기할 때마다 '형제의 나라'라며 이것, 저것 챙겨 받고는 한다"면서 "(양국) 관계가 (얼마나) 깊고, 행복한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로 공화국 건국 100주년을 맞은 튀르키예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무대에서 한 걸음 나아가기를 원했다. 튀르키예 현지 육·해·공 전역에서 성대한 축하 행사가 열렸다.

타메르 대사는 "'튀르키예'가 되기 전에 2500년가량의 역사가 있다. 그래도 건국으로서, 공화국으로 100주년을 맞아 의미가 깊다. 1923년에 튀르키예 첫 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공화국을 설립했다"며 "이후 100년 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건국 100주년 기념행사와 대국민 연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달아 '튀르키예의 세기'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 타메르 대사는 "아타튀르크가 설립한 공화국은 100년 동안 기본적인 준비를 했다"며 "'튀르키예의 세기'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아타튀르크가 보여준 길은 끝나고, 그 길 위에서 무엇인가를 발전시켜 튀르키예가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게끔 만든다는 의미가 담겼다. 앞으로 세계에 튀르키예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짚었다.

동시에 "아타튀르크의 목표가 100년 안에 나라를 잘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고 그것을 달성한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앞으로 그 위에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어떤) 튀르키예를 만들 수 있을지 세계에 보여준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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