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통해 과학에 입문"…도킨스의 50년 과학 인생 이끈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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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인 과학, 과학적인 문학.
최근 번역 출간된 '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에서도 도킨스는 과학을 주제로 문학적인 글을 보여준다.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꼽은 도킨스는 "과학이 주는 선물 중 하나는, 세이건의 말을 빌리면 '헛소리 감지 장치'"라며 "그의 책은 이 장치의 사용설명서"라고 일독을 권한다.
책은 우리 시대 흥미로운 사상과 주창자들을 소개하며 과학 전도사다운 도킨스의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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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 책 가장 좋아해…메더워는 위대한 문장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문학적인 과학, 과학적인 문학. 실재(實在)를 전제하는 과학과 상상(想像)에 기반한 문학의 결합은 마치 형용모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영국 진화생물학자이자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인 리처드 도킨스(82)는 반세기 동안 과학과 문학의 경계를 유려하게 넘나들었다. 그는 "과학은 실재를 노래하는 시"라는 지론으로 난해한 글쓰기를 경계했다. 1976년 첫 책 '이기적 유전자'를 비롯한 그의 저서가 때론 논쟁을 불러왔지만, 세계적인 독자를 끌어안은 비결이다.
최근 번역 출간된 '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에서도 도킨스는 과학을 주제로 문학적인 글을 보여준다.
80세 생일을 기념해 정리한 책은 도킨스가 감탄하며 읽은 책들의 서문과 후기, 에세이, 서평, 대화 등을 한데 묶었다. 그의 50년 과학 인생이 압축적으로 담겨 명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문체는 집중력을 요구한다.
6개 장으로 된 책은 각각 칼 세이건의 후계자로 불리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과학 해설자 겸 방송인 애덤 하트-데이비스, 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 등과의 대화로 시작한다.
도킨스와 이들의 대담은 진화론과 자연선택, 과학철학, 종교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애덤 하트-데이비스와의 대화에선 '이기적 유전자'와 '확장된 표현형' 등 도킨스 진화론의 대표 개념에 대한 논증을 들려준다.
"의견 차이가 있지만 절친한 친구"라고 소개한 매트 리들리와 나눈 이야기에선 '유행이 진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지', '다윈의 이론도 언젠가는 대체될 것인지' 등 다윈과 DNA에 대한 논의를 시도한다.
석학들과의 대담 뒤에는 탐독한 책들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평이 이어진다. 그는 "책과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통해 과학에 입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꼽은 도킨스는 "과학이 주는 선물 중 하나는, 세이건의 말을 빌리면 '헛소리 감지 장치'"라며 "그의 책은 이 장치의 사용설명서"라고 일독을 권한다.
로버트 액설로드의 '협력의 진화'에 대해선 "세계 지도자들을 이 책과 함께 가둬놓고 다 읽을 때까지 풀어주지 말아야 한다"고 재치 있게 극찬한다.
그러나 신랄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리처드 밀턴의 '생명에 관한 사실들: 다윈주의 신화를 깨부수다'에 대해선 "헛소리를 주장하고 있다"며 책을 펴낸 출판사까지 일갈한다. 그는 "지구가 기원전 8000년 전에 갑자기 생겨났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저자를 갖게 됐다"고 혹평한다.
책은 우리 시대 흥미로운 사상과 주창자들을 소개하며 과학 전도사다운 도킨스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이 책의 헌사를 노벨상 수상자인 동물학자 겸 면역학자 피터 메더워에게 바친다. 그에게 메더워는 "20세기 과학자 중 가장 위대한 문장가"이다.
김영사. 김명주 옮김. 640쪽.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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