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7톤·659마력의 슈퍼 전기차… BMW i7 M70 x드라이브
BMW i7 M70 x드라이브는 길이 5.2m, 무게 2.7톤(t)으로 육중하면서도 총 659마력의 성능을 확보한 슈퍼 전기차다. 역동적이면서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브랜드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방향성은 전기차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BMW의 설명이다. 이 차를 타고 굽잇길이 심했던 포르투갈 리스본 남부 해안도로와 산길 75㎞를 달렸다.
외관은 국내에 출시됐던 내연기관차 740i나 i7 x드라이브60과 크게 다르지 않다. BMW의 상징 디자인인 키드니 그릴(kidney·그릴 모양이 콩팥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은 위아래로 커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릴의 크기는 차의 성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줘 클수록 ‘잘 달린다’는 인상을 준다.
차체는 길이 5391㎜, 너비 1950㎜, 높이 1544㎜로 경쟁차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비교해도 큰 편이다. 앞뒤 차축 중심부 간 거리인 휠베이스는 3215㎜에 달한다.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헤드램프는 두 구역으로 나뉘었는데,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헤드램프를 만들어 반짝이는 보석을 보는 것 같다. 그릴 주변은 조명으로 감싸 신비로운 느낌이다. 옆으로 가면 대형 세단 특유의 비율이 돋보인다. 뒤 유리창 끝에는 BMW의 상징 디자인인 호프마이스터 킨크가 들어갔다. 뒤쪽은 차분하다. 두툼한 면발광 LED가 첨단의 느낌이다. 방향 지시등은 은은하게 순차 점멸한다.
실내는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주는 요소가 가득하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졌다. ‘마이 모드’(My mode)는 사용자 취향에 맞게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기능이다.
전기차의 전원을 켜고 달릴 준비를 마쳤다. 기어레버를 D(드라이브)에 맞추고 페달을 밟았다. 초반 가속은 묵직하면서도 힘이 넘쳤다. BMW 5세대 e드라이브 기술이 접목됐다. 전기모터, 파워일렉트로닉스, 변속기를 하나의 부품덩어리(모듈)로 만들었다.
뒷바퀴 모터는 최고 489마력을, 앞바퀴 모터는 최고 258마력을 낸다.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때는 최대 107.1㎏f.m의 힘을 뿜는다. M 스포츠 부스트를 활성화하면 112.2㎏f.m으로 힘이 커진다. 부스트 버튼은 스티어링휠(운전대)에 붙어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3.7초다.
이 차는 삼성SDI가 공급하는 101.7㎾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다. 배터리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국내 기준 복합 406㎞다. 도심에서는 392㎞, 고속도로에서는 423㎞를 주행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복합 기준 315㎞로 주행거리가 짧아진다.
리스본 남부 해안도로는 절벽 위로 굽잇길이 이어진다. 제한속도는 시속 80-120㎞로, 위험한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구간이 많았다.
상당히 큰 몸집임에도 i7 M70 x드라이브는 곡선 길을 빠져나가는 데 능수능란하다. 스티어링휠을 움직이는 대로 차가 정확하게 반응한다. 무게가 2.7t으로 중형 트럭에 맞먹지만 곡선주로에서 원심력이 크게 걸리지 않는다.
천천히 달리는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굉장한 힘이 바퀴에 걸린다. 출력이 즉각적인 전기차의 특성이 반영된 부분이다. 순식간에 앞 차를 추월하고 원래 차선으로 복귀했다.
포르투갈의 산길은 도로에 굴곡이 다소 있는 편이다. i7 M70 x드라이브의 하체는 노면 충격을 잘 타고 넘었다. 마치 마법 양탄자에 앉아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이다.
고성능 차일수록 엔진이 돌아갈 때 나오는 소리가 중요하다. 내연기관차는 이 엔진음을 특별히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기차는 소리를 낼 엔진이 없어 BMW는 독일 출신의 유명 영화 음악가 한스 치머와 전기차 소리를 만들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웅장한 가상의 음색이 귀를 때린다.
i7 M70 x드라이브는 지난 3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가격은 2억31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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