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인천 중·동구… 주민 절반 이상 떠났다
민간 개발 좌초… 제물포 르네상스 ‘공공투자’ 목소리
유동성 높이기 위해 인천역 연계 내항 1·8부두 개발도
인천의 1980~1990년대 대표적 중심지인 중구(영종도를 제외한 내륙)와 동구에 살던 주민 60% 이상이 타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중구의 인구는 4만3천303명, 동구는 5만9천940명으로 총 10만2천232명이다. 이는 과거 인천시청사를 포함해 인천의 중심이던 지난 1975년 26만4천572명 보다 무려 16만2천340명(61.3%) 감소한 수치다. 반면 인천의 전체 인구는 올해 298만5천152명으로 지난 1975년 79만9천982명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원도심 지역의 줄어든 인구가 인천의 신도심 등 타 지역으로 이주한 셈이다.
더욱이 중구와 동구 지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인천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은 15.6%이지만, 중구와 동구는 무려 25.7%에 이른다. 또 20년 이상의 노후 건축물 역시 77.4%로 인천 평균(58.3%)보다 많다.
이 때문에 시는 그동안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재생사업을 펼쳤지만 인구 유출을 막지 못했고, 민선 8기 들어서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시는 오는 12월 초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대시민보고회’를 할 예정이다. 시는 마스터플랜을 통해 중·동구 지역의 개발 방향과 방식을 제시하고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과의 연계 구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안팎에서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민간자본을 바라보는 개발 방식이 아닌 공공투자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이들 지역에서 지난 20년 동안 이뤄진 대규모 주거 및 상업시설 개발사업 대다수가 부동산 시장 악화와 사업성 약화로 좌초했기 때문이다. 공공투자는 지자체 등에서 교통과 공원·녹지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한 뒤, 민간자본을 받아들이는 형태이다.
특히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의 계획 역시 부두와 원도심 내륙인 인천역 등과의 연계 개발 계획은 없고, 주상복합 등의 단일 계획이 대부분이라 누더기 개발 우려가 크다. 이는 민간자본에 토지를 분양이나 개발 공모를 할 때에는 보다 수월하지만, 유동인구를 늘리거나 주민들이 이사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엔 쉽지 않다.
조상운 인천연구원 도시공간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형태로는 떠난 시민을 되돌릴 수 없다”며 “1층에는 보행로를 확보하고 공원과 녹지를 만드는 등의 공공형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역~동인천역~내항 1·8부두를 3개 축으로 ‘걸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도심의 인구가 늘어나려면 유동인구 증가가 급선무”라며 “교통과 보행로 등 공공투자를 담보하면 민간자본은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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