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불닭볶음면 글로벌 챌린지’ 조회수 3억뷰 비결은… 손현호 틱톡코리아 GM “최신 트렌드로 이용자 참여 이끌어내”
K-김밥, 슬릭백 챌린지 등 틱톡이 발원지
”틱톡만의 기술로 광고효과 극대화”
2012년 탄생한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1등 공신이다. 올해 상반기 삼양식품이 해외에서 달성한 매출 비중은 67%에 달한다. 외국인들에게 한국 마성의 매운맛으로 알려졌던 불닭볶음면의 이미지가 최근 들어 사뭇 달라졌다. 외국인들은 불닭볶음면을 단순히 먹는 것에서 나아가 불닭으로 놀고 있다. 삼양식품이 제작한 플레이 불닭 음악에 맞춰 불닭의 마스코트 ‘호치’와 함께 춤을 추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숏폼(1분 미만의 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이 있다. 불닭볶음면 댄스 챌린지 ‘미 위 플레이(Me We Play)’는 지난 7월부터 한 달간 틱톡을 중심으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7개국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현재 관련 틱톡 동영상의 총 조회수가 2억8000만뷰를 넘어선 상태다. 댄스 챌린지를 통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K팝처럼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일 틱톡 마케팅 부문을 이끄는 손현호 틱톡코리아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GBS) 제너럴매니저(GM)를 만났다. 손 GM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코리아, 야후코리아, 오버추어코리아 등을 거쳐 올해 1월 틱톡에 합류, 틱톡의 광고 및 마케팅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기업들의 광고가 이용자들이 ‘보는 광고’에서 ‘참여하는 광고’가 되도록 돕는 게 손 GM의 역할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ㅡ틱톡의 차별점은.
“틱톡만큼 트렌드를 빨리 캐치하고 만드는 플랫폼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전역에 ‘K-김밥’ 붐을 일으킨 한국계 모녀의 김밥 영상, 최근 한국에서 전 세계로 확산된 슬릭백(공중부양 춤) 챌린지, 지난 여름 발매 9년 만에 역주행한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 ‘AEAO’ 등 올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콘텐츠들이 모두 틱톡에서 시작됐다. 한국산 냉동 김밥이 처음 소개된 틱톡 영상 하나로 미국의 식품점 체인 트레이더조(Trader Joe’s)에서는 42개주 560여개 지점에서 김밥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다른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이 관계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틱톡은 트렌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일반적인 SNS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을 때 처음 접하는 화면은 팔로우한 지인들의 피드(게시물)다. 틱톡은 다르다. 틱톡은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가 관심이 있거나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의 화면을 먼저 보여준다. 이걸 ‘포 유 페이지(For You Page)’라고 하는데, 틱톡 이용자들이 포 유 페이지에서 보내는 시간은 전체 틱톡 이용시간의 97%에 달한다.”
ㅡ트렌디하다는 걸로 기업들이 광고를 할까.
“틱톡만의 기술과 참여율이 있다. 휴대전화만으로 손쉽게 틱톡 영상을 만들 수 있고, 틱톡이 기업 제품에 맞춰 만든 필터는 빠른 시간 내에 독특한 영상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출시한 헬로버블의 경우, 염색약 컬러를 고르면 제품 특징에 맞게 몽글몽글한 거품 효과가 화면을 채운 뒤 화면 내 머리색이 이용자가 고른 염색약 색으로 바뀐다. 틱톡이 개발한 ‘브랜딩 이팩트’다. 화면 속에서 만큼은 제품 패키지 모델도 이용자로 바뀐다.
이렇게 만들어진 헬로버블 해시태그(#) 영상이 4만개가 넘는다. 대부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영상이다. 관련 영상의 조회수 총합은 1억뷰가 넘고, 틱톡샵을 운영하고 있는 동남아에서는 챌린지 이후 헬로버블 틱톡샵 매출이 전월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틱톡에서 진행된 챌린지이기에 이용자의 참여를 적극 이끌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매출 증대라는 기업 광고의 근원적 목표도 달성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ㅡ틱톡과 기업의 협업 도구는 숏폼 뿐인가.
“틱톡이 숏폼의 원조인 건 맞지만, 오해다. 다양한 사람들이 손쉽게 틱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틱톡도 진화했다. 긴 길이의 동영상이나 사진 몇 장 만으로도 틱톡에 참여할 수 있는 툴이 있다. 프레임워크 3R(Recut·Remix·Reimagine)이다. 리컷은 가로형 영상만 갖고 있어도 틱톡 플랫폼 포맷에 맞는 세로형 영상으로 편집하도록 하는 툴이다. 기존의 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리믹스부터는 틱톡이 들어간다. 불닭볶음면 챌린지인 ‘미 위 플레이’처럼 틱톡의 이펙트와 스티커 등을 활용해 최신 트렌드 영상을 만드는 게 리믹스다. 틱톡의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피드에서 트렌드를 확인하고, 그 트렌드에 동참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인 리이매진은 다시 한번 상상해보자는 의미로, 틱톡의 기술과 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업이나 제품에 최적화된 효과를 만드는 것이다. 3R을 통해 기업의 마케팅 방식이 일방적 전달에서 참여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ㅡ광고 시장에서 한국의 특징은 무엇인가.
“한국 소비자들은 어느 나라보다 까다롭고 복잡하다. 광고를 재밌게 시청하는 비율이 전 세계에서 낮고, 광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광고가 나올 때 채널을 변경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만들어진 광고의 경우 10명 중 5명이 광고 여부와 상관 없이 그 영상 자체를 즐긴다. 잘 만든 광고에 한해서는 광고 수용도가 높은 것이다.
광고 시장 자체도 크다. 전체 산업군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 광고 시장의 규모는 전 세계 10위권에 들고, 모바일 광고로만 좁히면 그 규모가 세계 6위에 이른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지난해 기준 13위인 것을 고려하면 광고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큰 것이다. K-웹툰, K-팝 등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ㅡ앞으로 광고 관련 중장기 목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틱톡은 전 세계 10억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기업 입장에서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잠재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이다. 이런 틱톡을 대기업은 물론 중소상공인들이 잘 활용해 각자만의 브랜드와 상품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트렌돌로지(Trend+Technology)’라는 접근 방식으로 도울 것이다.
그 다음은 ‘쇼퍼테인먼트(Shopping+Entertainment)’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잘 즐길수록 기업의 마케팅 메세지에 잘 반응하고, 결국엔 쇼핑이란 구매로 이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쇼퍼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쇼퍼테인먼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틱톡이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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