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력 높다는 통신주, LG유플러스 주가는 홀로 내리막, 왜?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투자심리 개선
LG유플러스, 실적 우려로 주가 하락세
AI 사업 전략 차별점 부족도 문제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통신 3사 중 최근 4개월간 LG유플러스 주가만 홀로 하락세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실적 우려가 크고 SK텔레콤과 KT에 비해 주가를 이끌만한 호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SK텔레콤과 KT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뒤늦게 AI 자체 모델 개발에 나선 LG유플러스는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유플러스 주가는 1만270원으로 지난 7월 3일(1만790원)과 비교해 4.82% 내렸다. 최근 4개월간 SK텔레콤과 KT가 각각 7.44%, 11.76%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주가가 오른 통신사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 7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2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소각 중이다. 지난달 KT는 2025년까지 3년간 주당 1960원의 배당금을 보장하기로 했다. KT는 내년 1분기부터는 분기 배당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배당과 관련해 별다른 개선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비롯해 내년까지 이익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기존 30%에서 40%로 높인 바 있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진 못했다.
3분기 실적 우려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82% 줄어든 2713억원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이동 전화 매출액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와 전력비 등 경비 증가 부담이 크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매출액 4조4170억원, 영업이익 488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9%, 4.81% 늘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은 2분기에는 알뜰폰(MVNO) 마케팅 비용 출혈이 컸지만, 이번에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KT는 임금단체협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3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내년 실적에서 통신 본업과 KT클라우드, KT스튜디오지니 등 비통신 자회사의 성장세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가 모두 뛰어든 AI 사업에서도 뚜렷한 차별점을 찾지 못했다. 다른 통신사는 이미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출시해 각기 다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LG유플러스는 통신 특화 모델을 개발하는 단계다. KT는 자체 개발한 거대 AI모델 ‘믿음’으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AI모델의 종류를 4가지로 다양화해 각 기업의 규모와 목적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대화형 서비스 AI에이닷을 이용하면 통화 분석과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 글로벌통신사들과의 연합으로 다국어 대형언어모델(LLM)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말 통신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 익시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통신과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켜 통신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하겠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이미 자체 개발 모델을 통신업에 특화된 방향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만의 독자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AI와 같은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지만, 경쟁사를 뒤따르기만 하고 있어 성과가 없다”면서도 “다만 지난달 준공된 평촌 제2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IDC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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