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혁신' 들썩이는데 민주는 잠잠…"위기감 없어" 불만도

인요한 혁신위 "윤핵관들, 수도권 출마하거나 불출마해야"
민주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여권발 혁신 파장 예의주시
당내선 "지도부, 강서 선거 압승 후 안일해" 쓴소리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중진·친윤 희생론'을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에선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표면적으로는 "윤핵검(윤석열 핵심 검사) 공천 사전작업"이라며 비판하면서도 이번 혁신안이 일으킬 파장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인요한 혁신위의 중진 희생론을 "윤핵검 공천 자리를 비우라는 선전포고"라며 평가절하했다. 겉으로는 기득권 세력이 총선 공천에서 희생해야 한다는 취지의 혁신안으로 비춰지지만, 윤 대통령 측근들을 텃밭 영남권에 공천하기 위한 밑작업이란 주장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윤핵검 공천을 위해 영남권 의원들에게 자리를 비우라는 선전 포고"라며 "사실상 당 지도부와 해당 의원들이 눈치껏 알아서 스스로 비키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안 위원장은 자신이 윤 대통령의 아바타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며 "혁신위는 용산 대통령실 직속 선거기획단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뉴시스에 "특별한 위기감을 못 느꼈다. 여당 내홍만 극심해질 것"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 역시 이번 혁신안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정 인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저런 안이 당내서 받아 들여지겠나"라며 "당 지도부가 해당 안을 받아들인다면 모를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중진 희생론도 유야무야 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 사이엔 국민의힘 혁신안이 몰고 올 파장을 적잖이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혁신안이 당으로 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재선 의원은 "정치인들 눈엔 저런 혁신안이 뻔해 보이지만 유권자들 눈엔 달리 보일 것"이라며 "일단 기득권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민주당에서 친명 핵심들이 스스로 물러난다고 한다면, 국민의힘도 꼼짝없이 비슷한 기준으로 물갈이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여권발 '물갈이' 파장이 민주당에도 미칠 가능성도 내다봤다.

앞서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여당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경기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불과 몇 달 전 민주당 혁신위와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파열음을 내는 모습을 (국민의힘이) 계속 지켜봐온 만큼 전향적으로 혁신안을 검토해 예상 밖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최근 '김포 서울편입' 등 여당이 연일 이슈몰이 중이란 측면에서 당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쓴소리도 터져 나왔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가 지나치게 안일하다"며 "지금 지도부나 총선기획단은 이슈 주도권 탈환은커녕 선점할 능력이 없고 위기 의식도 없어 보인다"고 혹평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당내서 벌써부터 '총선 200석' 발언이 나오는 것 자체가 위기 의식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라며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압승 후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오류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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