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돈잔치·종노릇 비난 속… 5대 은행, 2년 새 가계대출 금리 1.8%p 올려
4일 은행연합회의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잔액 기준으로 4.53%로 2년 새 1.80%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4.51%로 1.89%포인트 인상됐다.
지난해 가계대출 평균 금리를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신한은행이 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이 4.42%, KB국민은행이 4.41%, 하나은행이 4.32%, NH농협은행 4.12% 순으로 나타났다.
잔액 기준으로는 하나은행이 4.66%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4.65%), NH농협은행(4.46%), KB국민은행(4.49%), 우리은행(4.37%) 순이었다.
은행들은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평균금리가 상승한 것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증가 등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신용대출 부문에서 중저신용자대출 신규비중이 전년도의 13.9%에서 22.9%로 늘어나면서 평균적인 대출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잔액기준 대출 평균금리가 오른 이유는 2021년 이전에 취급해 상대적으로 저금리의 대출잔액이 만기상환 등으로 비중이 축소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인 지난해 대출금 잔액 비중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금 금리는 지속해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잔액기준 평균금리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잔액 비중에 연동해 시장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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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당국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가계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하면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인위적인 금리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하나은행이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감면율을 0.15%포인트 축소한 데 이어 KB국민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주담대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씩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부터 일부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포인트 올렸으며 지난달 13일 주담대 금리를 올렸던 우리은행은 지난 3일부터 일부 주담대 금리를 0.2∼0.3%포인트 더 인상했다.
앞서 5대 은행은 올 1~3분기 30조9366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7.4% 늘어난 수준이다. 이를 두고 고금리 시기에 은행들이 앉아서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인다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최근 국회 국정감사 등을 계기로 은행 횡재세 도입 검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횡재세는 국내외의 급격한 환경 변화로 큰 혜택을 본 기업에 추가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외부 요인으로 일부 기업이 막대한 초과 이익을 거두면서 세계적으로 횡재세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스페인, 헝가리, 체코 등 일부 유럽에선 초과 이자수익에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방안이 검토된 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이른바 올해 초 시행됐던 '은행권 상생금융 시즌2'를 재현하고 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윤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발언 이후 금융권 상생금융 동참을 끌어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권이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해 올 3월부터 8월까지 내놓은 상생금융 대책 규모는 총 1조1479억원으로 8월말까지 집행된 실적은 4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해 사회공헌 사업에 총 1조2380억원을 지원했다. 이는 전년보다 16.6% 늘어난 수치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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