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색채명상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 제법 앓았습니다. 앓는 사이에 10월이 가고, 11월이 왔네요. 퇴근길 버스정류장 옆 은행나무가 노란 잎사귀를 바닥에 잔뜩 떨구고 있더군요. 이제 곧 추워지겠죠.
“함께 명상해 볼 오늘의 컬러는 ‘칭찬하는 노란색’입니다. 혼자 하기에 어쩐지 쑥스러운 칭찬, 용기 내 한번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컬러로 힌트를 드립니다. 노랑이 가진 특유의 밝고 천진한 에너지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세요. 유치원에 가는 어린아이들의 옷과 가방의 이미지를 상상해도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잘 걷기만 해도 칭찬받고, 밥만 잘 먹어도 칭찬을 넘치게 받습니다. 그런 따뜻하고 다정한 노란빛이 지금 나의 마음에도 가득합니다.”
은행잎의 노란색을 떠올리면서, 이 구절을 읽었습니다. 색채 세라피스트 김아라씨의 책 ‘오늘의 기분은 무슨 색일까?’(스테이블)에서요. 아침 출근 전 10분, 특정 색을 떠올리며 명상에 잠길 수 있도록 읽는 이를 안내합니다. 저자가 카카오에서 근무하던 시절, 사내 게시판을 통해 동료들을 위해 진행했다가 큰 호응을 얻은 컬러 명상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었다는군요. 나의 자격에 대한 의심이 들 때엔 검정을, 이직 고민이 들 때엔 파도처럼 넘실대는 파란색을 명상하길 권합니다. ‘코로나 블루’로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에겐 연보라색이 제격이라고 하네요. 차분한 빛깔에 홀로 서 있어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연보라 라벤더 꽃밭을 상상하며 심호흡을 해 봅니다. “보라색은 창의와 영감의 색이기도 합니다. 일하는 동안 고독함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가 났다면, 그곳에 나만의 우아한 연보라색 자유로움을 가득 채워보세요. 혼자 있어도 충분한 내 모습을 의식하면서, 어제와 같은 사람들 틈에서 새로워진 나를 한 번 느껴보세요.” 곽아람 Books 팀장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