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진보시킨 ‘천연자원’ 착취와 불평등도 불러와

최보윤 기자 2023. 11. 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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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악

알렉산드르 옛킨트 지음ㅣ 김홍옥 옮김ㅣ에코리브르ㅣ552쪽ㅣ3만2000원

자원이 불균등하게 지구에 퍼져 있다는 것이 인류 진보의 시작이자 불행의 단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원으로, 러시아 제국 식민지사(史) 등의 저서를 펴낸 국제관계학 교수인 저자는 인류의 역사는 인간과 자연이 맺은 허술한 조약으로 배태된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만들어낼 수 없는 ‘천연자원’이 무역의 원동력이었고, 이를 통해 빈부격차가 생겼으며, 착취와 불평등을 만들어낸 ‘악’이라 말한다.

영국서 17세기 즈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게으름’이란 단어는 자연과 노동 사이에서 나태해지려는 소농(小農)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18세기 유럽 계몽주의는 동양의 비단, 모피 등을 숭배하며 사치를 자극해 노동력을 끌어낸다. 마약이나 설탕 같은 것도 유혹을 만들어내는 요소다. 원자재 부족은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가가 통제하는 석유 생산은 엘리트층이 호화로운 생활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부정부패는 편재하고, 대중은 지속적으로 빈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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