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제안 오면 검토", 이철규 "할 말 없어"... 이용 "불출마하라면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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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에 출마하려면 험지나 수도권을 택하라'고 요구하자 당내 분위기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반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수행실장을 맡은 친윤계 이용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당에서 불출마하라고 하면 하겠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유일하게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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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에 출마하려면 험지나 수도권을 택하라'고 요구하자 당내 분위기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대상으로 거론된 당사자들은 말을 아낀 채 촉각을 곤두세우며 여론을 예의주시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10315480002535)
김기현 대표는 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혁신위에서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오면 정식적 논의 절차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어 "아직 정식적으로 보고를 받은 바 없어서 제안이 오면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위 발표가 정치적 권고 수준이라는 이유로 입장 표명을 일단 유보한 것이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발표) 내용을 모르고, 내 소관도 아니어서 얘기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인 위원장이 촉구한 혁신 대상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했다.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을 두고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통하는 장제원 권성동 이철규 윤한홍 의원 등이 우선 언급됐지만, 이들 외에 누구까지 포함시킬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반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수행실장을 맡은 친윤계 이용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당에서 불출마하라고 하면 하겠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유일하게 소신을 밝혔다.
일부 친윤계 의원들은 혁신위 발표의 의미를 축소하려 애썼다. 한 초선의원은 "밖에서 보기에 좋지 않다고 다 없애고 박탈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 무슨 정치적 고려장도 아니고"라며 "각자의 정치적 결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겠지만 각자 지역과 중앙정치에서 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친윤계 중진의원은 "변화하는 모습은 보여야 하지만, 현실적인 면도 고려를 해야 한다"면서 "당대표나 국회의장을 맡을 인사들도 필요하다. 장렬하게 전사시키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솔선수범해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남지역 한 초선의원은 "지도부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당내 의견은 안 좋아질 것"이라며 "나부터 불출마하겠다는 희생 없이는 압박만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측근'을 거론한 것은 착시효과일 뿐 '영남권 3선 이상 의원(13명)'을 지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의 기준과 범위를 규정하지 않고, 모호성을 유지한 채 반발하는 중진을 공천 배제하겠다는 속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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