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부조종사, 사람 역할 필요” “직업 필요없는 시대 올것”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11. 4. 01: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낵 총리와 머스크 CEO는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하우스에서 약 50분에 걸쳐 AI의 미래와 정부 역할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전날부터 이틀간 한국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28개국 정부와 오픈AI, 구글 등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참여한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다.

수낵 총리가 AI 규제에 있어 정부의 역할에 대해 묻자 머스크는 "AI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기술이다. 모든 스포츠에 심판이 있듯 AI 산업에도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 안전 정상회의]
수낵 英총리-머스크 대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우스에서 인공지능(AI)의 미래와 정부 역할에 대해 약 50분간 대담했다. 런던=AP 뉴시스
“인공지능(AI)이 미래 직업을 어떻게 바꿀까요?”(리시 수낵 영국 총리)

“미래에는 일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어요. 직업은 개인 만족용이 되겠죠.”(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수낵 총리와 머스크 CEO는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하우스에서 약 50분에 걸쳐 AI의 미래와 정부 역할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전날부터 이틀간 한국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28개국 정부와 오픈AI, 구글 등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참여한 ‘제1회 AI 안전 정상회의’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다. 대담은 수낵 총리가 머스크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AI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 기술”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머스크는 최근 1년 동안 AI의 파괴적 속성을 줄기차게 비판해 왔다. 수낵 총리가 AI 규제에 있어 정부의 역할에 대해 묻자 머스크는 “AI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기술이다. 모든 스포츠에 심판이 있듯 AI 산업에도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 직업과 관련해 수낵 총리는 “AI는 부조종사에 머물러야 하고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에 머스크는 “미래에 직업은 더 이상 필요 없어질 것이다. 다만 그게 사람을 더 편안하게 만들지는 불분명하다”며 “AI는 소원을 들어 주는 ‘램프 요정 지니’ 같지만 그런 동화가 좋게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있는 미래는 ‘보편적 기본소득’이 아니라 ‘보편적 고소득’이 있는 풍요로운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느냐가 과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비롯해 주요 기술 기업들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를 어디든 쫓아올 수 있다. 어느 날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됐는데 더 이상 친근한 로봇이 아니면 어떻게 하느냐”며 “물리적으로 스위치를 끌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가 사람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진정한 친구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머스크는 “내 아들 중 한 명이 학습장애가 있고,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한다. 그에게 AI는 훌륭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AI 출시 전 안전성 테스트’ 합의

영국 버킹엄셔주 블레츨리파크에서 열린 ‘AI 안전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각국 정부와 AI 기업들은 AI 최신 모델 출시 전에 안전성 테스트를 시행하기로 했다. 법적 의무는 없지만 기업과 정부가 AI 안전과 관련해 합의한 첫 성과로 꼽힌다. 영국 정부는 “각국 정부가 AI 최신 모델이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전에 미칠 영향을 미리 평가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계획에 정부와 기업이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중국을 포함한 28개국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블레츨리 선언’을 바탕으로 기업의 참여를 끌어낸 협의안이다.

다만 이날 회의에선 국가안보 사안도 논의돼 한미일 등 민주주의 진영 10개국과 EU만 참여하고 중국은 빠졌다. 기업 중에는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스로픽, 아마존, 미스트랄, MS, 메타 등이 참여했다. 중국이 안전성 테스트 협의안에서 빠진 배경에 대해 수낵 총리는 “중국과 협력은 필요하지만 영국 (안보) 정책에 따라 일부 정상회의에는 중국을 초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각국은 AI 권위자 조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주축이 돼 AI 안전성 보고서를 매년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회의를 여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일부 합의안이 도출되긴 했지만 AI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AI 안전성 테스트도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 회의를 비꼬는 만평을 게시하기도 했다. 영국, 미국, 유럽, 중국이 각각 겉으로는 AI가 인류에 미칠 위험을 우려하지만 속마음은 “내가 제일 먼저 AI를 개발할 거야”라고 외치는 그림이다. 머스크는 이 만평을 올리며 “한숨이 나온다(Sigh)”고 썼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