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은 ‘끝판왕’ 페디만 바라본다…잔인했던 11월 창원의 밤, 2023시즌 운명을 그대에게[MD창원PO]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공룡들에겐 최악의 결과다. 홈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4차전을 무기력하게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NC 다이노스가 2~3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3차전서 0-3, 2-11로 완패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쌓여온 피로가 한꺼번에 터졌다. 강인권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사실상 1달째 포스트시즌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NC의 피로누적은 이미 수원 1~2차전부터 징조가 드러났다. 당시 2경기 모두 이겼지만, KT의 실책 등 운도 많이 따랐다. 타자들은 스윙스피드가 느려졌고, 계속 출석체크를 하던 필승계투조 멤버들의 투구 밸런스는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점이 흔들리고, 구속이 떨어지는 현상이 보였다.
결국 홈 3~4차전서 단 2득점에 그쳤다. 반면 KT는 3~4차전서 완전히 몸이 풀리며 경기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더구나 4차전서 윌리엄 쿠에바스를 나흘만에 다시 내는 초강수를 둔 게 완전히 맞아떨어졌다.
이제 NC가 더 쫓긴다. 2승2패서 최종전은 5일 14시에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이날 수도권에 비 예보가 있긴 하다. 그러면 이틀이란 시간을 쉬고 6일 18시30분에 최종 5차전을 치른다. 단, 이미 정규시즌 144경기부터 쌓여온 피로가 이틀 휴식에 다 해소될 가능성은 없다.
그래도 NC가 믿을 구석은 있다. ‘끝판왕’ 페디다. 페디는 지난달 30일 1차전서 뒤늦게 가을야구에 데뷔, 6이닝 3피안타(1볼넷) 12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쾌투했다. 페디의 공을 받았던 포수 김형준은 페디의 공이 정규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강인권 감독은 3차전 직후 페디의 5차전 등판을 확답하지 않았다. 페디의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4일에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페디의 컨디션이 아주 나쁘지 않다면 5차전 등판이 유력하다. NC도 벼랑 끝이기 때문이다.
5일 경기가 만약 취소될 경우, 하루를 더 쉬고 7일만에 등판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5일 경기가 시작된 뒤 비로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경우, NC는 페디를 소모하고 6일에 다시 5차전에 임해야 할 수도 있다. 이건 NC로선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다. 포스트시즌은 어지간하면 노 게임 처리를 하지 않지만, 날씨가 5차전 주요 변수인 건 사실이다.
1차전서 페디에게 뜨거운 맛을 본 KT 타자가 5차전서 페디를 다시 만나면 어떤 내용을 보여줄 것인지도 체크포인트다. 아울러 KT는 2차전 선발 웨스 벤자민을 5차전에 낼 것으로 보인다. NC 타선은 2차전서 벤자민 공략에 그렇게 어려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관건은 체력과 타격 컨디션이다. NC로선 결국 올 시즌의 운명을 페디에게 걸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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