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공항 대문자 오기, 옥에 티
영어에서 대문자는 매우 구체적인 용도에서 특정 의미를 부여할 때 사용되며,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문자는 문장의 시작이나 고유명사, 즉 사물의 공식 명칭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표지판에서 문장 전체를 대문자로 표기하는 것은 괜찮지만, 한 문장 내 특정 단어만 대문자로 표기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인천공항의 일부 체크인 카운터 위에는 ‘Welcome to INCHEON AIRPORT’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한 문장 내에서 특정 단어를 대문자로 표기한 문구는 영어 원어민들에게 매우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런던 히드로공항의 ‘Welcome to Heathrow’ 표지판처럼 ‘Welcome to Incheon Airport’로 표현하거나, 뉴욕 JFK공항의 ‘WELCOME TO NEW YORK’처럼 ‘WELCOME TO INCHEON AIRPORT’라고 모두 대문자로 표기하는 방법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공항 내 수하물 찾는 곳의 몇몇 표지판에서는 더욱 혼란스럽게 대문자 표기가 된 것을 볼 수 있다. 표지판에는 ‘Please check your luggage ticket. since there are many cases of taking the wrong luggage.’라고 적혀 있다. 이 표현은 여러 이유로 맞지 않는 문장이다.
우선, 해당 표지판의 영어 번역은 한국어를 직역해서 어색한 느낌을 준다. ‘잘못된 가방’을 그대로 직역해 ‘wrong luggage’라고 표현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보다는 ‘본인의 짐이 맞는지 확인하세요’라는 의미를 가지는 ‘Please check you have your own luggage’라는 표현이 훨씬 더 적절하다.
또한, 표지판은 두 문장으로 쓰여 있지만 두 번째 문장은 대문자로 시작하지 않는다. 더 이상한 점은 첫 문장 끝에 마침표를 자세히 보면 표지판을 다 만든 후 마침표 모양의 스티커를 붙인 것으로 보이는데, 스티커 부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대소문자 활용에는 문제없는 문장이 됐을 수 있다.
인천공항에 있는 안내 표지판은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문구인데,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도 연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대 정부는 그동안 한국을 국제관광 및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고자 오랜 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최소한 인천공항 내 안내 표지판에 제대로 된 영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