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 끝나자 2연패, 88.2% KS 확률이 증발…'3일 휴식' 쿠동원 예상하고도 얼음이 됐다 [PO4]
[OSEN=창원, 조형래 기자]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선수들 모두 지쳐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지친 몸을 다시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쿠동원’ 윌리엄 쿠에바스의 3일 휴식 혼신투 앞에서 얼음이 됐다. 88.2%의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도 증발됐다.
NC는 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11로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NC는 플레이오프 시리즈 원정에서 2승을 선점하고 홈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다. 2승2패 시리즈는 원점이 됐고 한국시리즈 진출의 주인공은 오는 5일 수원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결정됐다.
이날 NC의 승리를 바라기에는 불리한 경우의 수가 더 많았다. 우선 3일 휴식을 취했지만 상대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등판했다. NC는 선발 투수로 송명기가 등판했다. 쿠에바스가 3일 휴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의 별명은 ‘쿠동원’이다. 2021년 故 최동원을 연상케 하는 투혼을 펼쳤다. 2021년 정규시즌 최종전 7이닝 2실점 108구의 혼신투를 펼친 뒤 이틀 휴식을 취하고 열린 1위 결정전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 99구의 투혼을 펼친 바 있다. 이를 기점으로 쿠에바스는 ‘쿠동원’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통합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지난달 30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이닝 7실점(4자책점)으로 아쉬운 피칭 내용을 펼쳤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의 4차전 선발을 염두에 뒀다. 이강철 감독은 3차전 승리를 거둔 뒤 “1차전이 끝나자마자 쿠에바스에게 투구수가 적당하니 4차전을 준비하라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우리는 4차전을 간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날 본인도 OK라고 했다”라며 “쿠에바스의 1차전 공이 나쁜 건 아니었다. 내가 체크한 부분이 1~2개 정도 있었는데 그걸 인지하고 들어가면 원체 좋은 투수라 괜찮을 것 같다. 송명기와의 매치업에서 기록은 우리가 우위다”라고 말했다. 3차전도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고 4차전은 승리를 거의 확신했다.
2일 휴식도 소화했던 쿠에바스였기에 3일 휴식도 무리가 따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NC 강인권 감독 역시도 쿠에바스의 4차전 선발 예고에 놀라지 않았다. 강인권 감독은 “1차전 때 그정도의 투구수에서 쿠에바스를 내릴 때 어느 정도 인지는 했다. 쿠에바스가 4차전에 들어올 타이밍인 것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NC 타자들은 지칠대로 지쳤다. 눈에 보일 정도였다. 1차전 쿠에바스를 상대로 3이닝 동안 6안타(1홈런)을 몰아치면서 7득점을 올렸지만 이후 타격 페이스는 점점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긴장감과 부담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실 정규시즌 막판 순위싸움 시기까지 더하면 부담 있는 경기들을 한 달 넘게 치르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지금 포스트시즌 7경기를 치렀지만 사실 10월 초부터 순위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 달 가까이 거의 포스트시즌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 때부터 타격의 상승세가 있었지만 이제 내려갈 때가 됐다. 타격이 안 될 때는 투수들이 철저하게 막아주는 게 중요한데 타석에서 조금 힘을 더 내준다면 상승곡선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의 바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선발 송명기가 1⅔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뒤이어 등판한 이재학 역시 2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4회까지 매 이닝 2실점 씩을 기록하면서점수 차는 8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후 NC는 이준호 이용준 등을 마운드에 올리며 젊은 투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했다.
타선은 쿠에바스를 예상하고도 그의 혼신투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지난 1차전처럼 쿠에바스를 맹렬하게 몰아붙이지 못했다. 오히려 압박을 당했다. 1차전 쿠에바스를 공략했던 그때의 기세는 사라졌다. 6회 2사까지 노히터로 틀어막혔다. 1회 선두타자 손아섭이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후 17타자가 연속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6회 2사 후 손아섭의 중전안타로 간신히 무안타 침묵을 깼다. 말 그대로 얼음이 됐다.
경기 양상은 이후 달라지지 않았다. 시리즈는 2승2패로 원점이 됐다.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선점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8.2%(17번 중 15번)은 유효하다. 그러나 이 확률과 분위기가 순식간에 증발한 것도 맞다. 리버스 스윕 확률은 11.8%(17번 중 2번)에 불과하지만 이제는 눈앞에 다가온 이상, 간과할 수 없는 확률이 됐다.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 기준, 승-승-패-패의 시리즈로 전개된 경우, 4차전 패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60%(5번 중 3번)이다. 나머지 3번은 1,2차전 승리 팀이 3,4차전 패배를 딛고 5차전을 승리한 것. 그러나 5전 3선승제의 포스트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확률은 42.8%(7번 중 3번)으로 더 낮아진다.
기세와 체력은 KT 쪽으로 넘어갔다. NC가 다시 불리해졌다. NC가 5차전에 에이스 에릭 페디를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확실하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88.2%의 확률은 이미 증발한 뒤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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