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쿠에바스, 수원으로 ‘공’룡 던졌다
1차전 부진 실망…3일만 쉬고 등판
6이닝 1피안타에 무사사구·무실점
박병호·장성우·황재균 타선 폭발
강행군 NC는 ‘체력 부담’ 못 이겨
이제 전세가 역전됐다. 벼랑 끝에 몰렸던 KT가 완전히 감을 찾았다.
KT는 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NC를 11-2로 완파했다. 1·2차전 패배 뒤 3·4차전을 내리 따낸 KT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홈인 수원으로 돌아가 5일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두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이제 분위기는 오히려 KT가 가져갔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타자들은 홈런 3방을 포함해 14안타를 터뜨리며 완전히 감을 찾았다.
전날 이강철 KT 감독이 “3차전만 이기면 우리가 우위”라고 자신했던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쿠에바스는 1차전 부진을 쾌투로 갚았다. 그는 10월30일 1차전에서 3이닝 6피안타 1홈런 2볼넷 7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에이스가 초반에 내려오면서 KT는 5-9로 졌다. 2차전에서도 타자들이 감각을 되찾지 못한 채 2-3으로 지며 시리즈 탈락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2일 3차전에서 국내 1선발 고영표의 호투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한 KT는 쿠에바스를 다시 출격시켰다. 1차전에서 75개를 던지고 조기강판했던 쿠에바스는 사흘만 쉬고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날 4차전에 다시 나섰다. 1차전 강판 당시 이미 4차전을 염두에 두고 있던 이강철 감독의 물음에 쿠에바스는 “문제없다”고 했고 쾌투로 화답했다.
KT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21년을 떠올리게 한 역투였다. 그해 KT는 144경기를 다 마치고도 공동 1위였던 삼성과 1위 결정전을 치렀다. 쿠에바스는 10월28일 정규시즌 최종 등판에서 108구를 던졌으나 단 이틀만 쉬고 31일 열린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했다. 무려 99개를 던져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쿠에바스의 괴력으로 KT는 1-0 승리,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쿠에바스는 한국시리즈도 1차전에서 7.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KT를 4전 전승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가을야구에 선발 등판한 이래 첫 실패를 맛본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쿠에바스는 결국 또 한 번 사흘 만에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는 투혼으로 다시 KT를 구했다. 6회 1사후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는 ‘노히트’ 행진을 펼칠 정도로 강력한 구위로 NC 타선을 제압했다.
타선에서도 화끈하게 지원했다. 1회 박병호의 적시타, 장성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쉽게 2점을 뽑은 KT는 2회에는 NC 두번째 투수 이재학의 폭투 때 한 점을 더 달아났고 황재균의 적시 2루타까지 터지면서 4-0으로 도망갔다. 3회에는 배정대의 적시타, 4회에는 황재균과 장성우의 솔로 홈런으로 8-0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쿠에바스가 내려간 뒤에도 KT 타선은 7회 2점을 추가했고 8회에는 앤서니 알포드의 솔로 홈런까지 더했다.
시즌 막바지 3위 싸움부터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강행군을 이어온 NC는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타자들의 침묵 속에 선발 송명기가 1.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해 어렵게 경기를 시작하면서 초반에 승기를 내주고 결국 5차전 승부로 몰렸다.
■ 창원(KT 2승2패)
KT222200210|11
NC000000020|2
승쿠에바스 패송명기 홈황재균①(4회 1점) 장성우①(4회 1점) 알포드①(8회 1점·이상 KT)
창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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