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닥친 기후위기…농민들 마음 톺아보기[책과 삶]
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생각한다
녹색연합·금창영·이다예·이아름·황인철 지음
목수책방 | 248쪽 | 1만7000원
기후위기를 실감하는 데 마트 만한 곳이 없다. 한 알에 1만원에 달하는 제수용 사과와 배 가격을 보면 이 재앙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관련 기사도, 정책도 매일같이 쏟아진다.
그렇다면 사과를 생산한 농민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실제 기후위기 의제에서 농민의 위치는 복합적이다. 변화하는 기후에 속수무책인 피해자이면서 농업 방식에 따라 탄소를 배출하는 가해자다. 동시에 대안적 농업 방식을 고집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려 노력하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기후위기와 싸워온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농업의 방식과 관계없이 일단 농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스무 명의 농민을 만났다. 유기농과 관행농, 시설 농업과 노지 농사, 대농에서 소농까지 다양한 방식과 지향을 지닌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어떤 방식의 농업이 옳거나 대안이라는 의미로 접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들었다. <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생각한다>는 그렇게 탄생했다.
책에는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농사를 지으며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농민들의 구체적인 현실이 담겼다. 기후위기 시대의 농업과 농촌의 현실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열악하다.
놀라운 점은 농민 대부분이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는 드물다는 점이다. 농민들의 삶은 기후위기 이전부터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진단이다.
더 나은 농민의 삶과 농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책은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하지만 그 과정에서 농민이 주체가 될 것을 주문한다. 농민에게 마이크를 댄 이 책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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