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앞두고 11월 역대 최고 기온···기후 변화에 단풍은 '흐린 색'

◀앵커▶
입동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11월 2일과 3일 낮에는 더위를 느낀 분들 많으실 겁니다.

11월 2일은 기상 관측 이래 11월 최고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창일 단풍 역시 이상 고온 탓에 예전 같지 않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도 점점 깊어져 입동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산을 오르는 시민들의 옷차림은 계절을 거스른 듯 오히려 가벼워졌습니다.

◀김준우, 김성민, 정혜인 대구 동구▶
"사실 지금도 11월이 맞나 싶을 정도로 더워요. 지금 땀도 나고. 외투도 필요 없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인 것 같아서…"

11월 2일 경주의 낮 최고기온은 29.4도, 대구도 27.3도까지 오르는 등 평년보다 8~10도가량 높았습니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한창 단풍이 고와야 할 때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곳 팔공산의 단풍은 평년보다 하루 늦게 시작됐습니다.

잎이 채 물들기도 전에 떨어져 버린 단풍들도 많습니다.

오색빛깔의 단풍을 기대하고 산을 올랐지만, 새빨간 단풍을 찾기 어렵습니다.

◀최인석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붉은, 짙은 단풍이 아니고 단풍이 많이 말라서 (색감이) 흐린데 이전보다는 많이 안 좋은 느낌이 듭니다."

단풍은 나무가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광합성을 멈추고, 나뭇잎에서 초록빛을 띠게 하는 엽록소 농도가 줄어들어야 점차 붉은색을 띱니다.

그런데 늦더위가 이어져 단풍이 제때 옷을 갈아입지 못한 겁니다.

◀김아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연구사▶
"단풍의 빛깔이 제대로 나려면 햇빛이 충분하고 일교차가 크면서 수분이 적당해야 하는데 올해(2023년)는 가을철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에 비해서 높고 9월 강우 일수도 평년에 비해서 조금 많이 나타나면서…"

이상 고온 현상은 주말부터 11월 6일 월요일까지 가을비가 내리면서 점차 꺾이겠습니다.

비가 그친 뒤에는 찬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겠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