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해도 '무용지물'...서울 도심 곳곳 빈대 출몰 '비상'
근처 고시원도 상황 비슷…곳곳 빈대 알 흔적
서울시, 안내서 배포…부서 합동 방제 방안 마련
지자체별 숙박시설·목욕탕 방문해 긴급 점검
[앵커]
최근 지방은 물론 서울에도 빈대가 퍼져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취재진이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 시내 고시원 등을 돌아봤는데, 곳곳에서 살아 움직이는 빈대를 쉽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지자체의 철저한 방역을 강조했습니다.
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시원에 사는 66살 박해목 씨는 밤마다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합니다.
빈대가 박 씨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박 씨의 몸에는 빈대에 물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고 방 곳곳에서도 빈대가 있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살아 있는 빈대가 취재진 앞으로 기어 다니기도 합니다.
얼마 전 주변에 다른 방들과 함께 방역을 진행했지만 효과는 며칠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박해목 / 서울 동자동 : 그냥 저녁에 잠을 못 자죠. (방역을 하면) 2, 3일은 괜찮더라고요. 그다음에 또 이렇게 나와요.]
다른 지역의 고시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누울 정도 크기의 방 구석구석, 빈대 알 흔적이 가득합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원래 사람이 살던 방입니다.
하지만 빈대가 속출하면서 결국 방을 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영철 / 을지대학교 보건환경학과 교수: 전체적으로 보니까 빈대가 꽤 많은 것 같은데, 그 안에. 이게 굉장히 많으면 침대 주변이 아니라 그 현장에 하여튼 주변에 어떤 몰딩 된 거라든가 콘센트 안이라든가 액자 뒤라든가 뭐 온통 다 들어있을 것 같아요. 그 정도면은 심각한데 거기.]
빈대 출몰로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빈대 예방관리 안내서를 배포하고 부서 합동으로 방제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또 지자체별로 숙박시설이나 목욕탕을 직접 방문해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유관 점검 직원들이 나가서 이렇게 다 들춰보고 육안으로 점검하고요. 해당 업소에게 방역을 하라고 지도점검 한다고 하네요. 따로 같이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방역업체를) 섭외해서.]
하지만 이미 빈대가 속속 포착되고 있어 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특히 빈대들이 살충제에 대한 내성을 갖춘 것으로 의심되고 있어 더욱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시혁 /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교수 : 다 피레스로이드 계통 살충제에 저항성 발달이 돼있을 거예요.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약재가 DDT하고 작용 기작이 비슷해요.]
빈대가 이미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속속 발견되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서둘러 방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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