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알리던 가자의 한인 가족 "흰 콩으로 버텼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천신만고 끝에 가자지구를 탈출한 한국인 가족이 무사히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습니다.
태어난 지 이제 7개월 된 아기까지 다섯 식구 모두 건강하다고 하는데요.
26일간의 탈출기를 이지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가자시티에 살고 있던 44살 최 모 씨의 다섯 가족은 '남쪽으로 이동하라'는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에 칸유니스를 향해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팔레스타인인 남편과 10대 자녀 둘, 그리고 올해 태어난 7개월 된 막내까지.
급하게 나오느라 겨울옷 몇 개 외에는 챙겨나온 게 없었습니다.
칸유니스에 머물면서 이집트 라파 국경까지 네 차례나 탈출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 사이 전기는 끊겼고, 연료는 바닥났습니다.
최 씨는 "돈을 주고도 연료를 살 수 없어 장작을 구해 불을 피웠고, 흰 콩과 옥수수캔 등으로 버텼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가자시티보다 나았습니다.
가자시티에선 "폭격을 당해 소리 없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최 씨 가족은 현지시간 2일,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조창호/이집트 한인회장] "많이 피곤해하는 것 같아서 좀 쉬게끔 해주고… 건강해 보이고 얼굴도 다 밝아서 다행이더라고요. 제일 걱정했던 부분인데 아기까지 다 건강하다라고…"
최 씨의 큰 딸인 18살 수헤르는 구독자 14만 명을 가진 유튜버입니다.
8년 전 가자지구로 이주하면서 한국어와 아랍어에 모두 능통한데, 유튜브를 통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적극 알려왔습니다.
[수헤르/최 씨의 큰 딸] "오, 고급스럽고 예쁘다."
수헤르 양은 탈출 직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의 참상을 전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부탁했습니다.
[수헤르(18)/최 씨의 큰 딸] "폭격은 가자지구의 북쪽이나 남쪽이나 어디를 가든 모든 곳에 있어요. 우리가 남쪽으로 왔을 때도 폭격은 계속되고 있었어요. 상황이 어렵고, 폭격은 격렬합니다."
72시간 이집트 비자를 받은 최 씨 가족은 곧 한국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이틀간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를 빠져나간 외국인은 7백여 명으로, 이집트는 앞으로 모두 7천 명의 대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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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관순
이지선 기자(ezs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4012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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