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적응 끝낸 웸바냐마... 5경기 만에 ‘외계인 모드’ 발동
오닐 이후 첫 5경기 100득점 10블록
종료 4분 전, 경기는 116-116으로 동점이었다. 미 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 빅토르 웸바냐마(19)가 첫 번째 자유투를 놓쳤다. 웸바냐마는 프랑스에서 온 신장 224cm의 초특급 신인. 그가 긴장한 듯 자유투를 놓치자 상대 팀 피닉스 선스의 잔뼈 굵은 베테랑들은 미소 지었다. 선스 선수들이 승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마지막 순간이었다.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한 웸바냐마는 맹렬한 기세로 선스의 골대를 공략했다. 한 번 더 자유투 2개를 얻어내 이번엔 모두 성공시켰다. 수비에 성공하고 또다시 달려와 210cm의 드루 유뱅크스(26)를 넘어서서 덩크슛을 성공하고, 그다음 공격에선 직접 공을 잡고 화려한 속임수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바로 3점슛을 꽂아 넣었다. 마지막으로는 자유투 라인에서 공을 받자마자 솟아올라 2점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어느새 점수는 12점 차(128-116). 마지막 12점 중 10점을 웸바냐마가 넣었다. 선스는 NBA를 대표하는 득점 기계 케빈 듀랜트(35)와 데빈 부커(27)가 연달아 득점을 시도했지만, 무언가에 홀린 듯 전부 놓치면서 전의를 잃었다. 선스 홈 구장인 풋프린트 센터는 침묵만이 흘렀고, 경기는 132대121, 스퍼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웸바냐마는 3일 선스전을 포함해 지금까지 NBA 5경기를 뛰었다. 이날 38득점은 본인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여기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도 추가했다. 웸바냐마는 이날 기록으로 NBA를 거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0대 때 38점 10리바운드 2블록슛 이상을 해낸 선수는 르브론 제임스(39·LA 레이커스)와 듀랜트 2명뿐이었다. 그리고 NBA 첫 5경기 동안 100득점 10블록을 달성한 선수는 샤킬 오닐(51·은퇴·129점 17블록)과 웸바냐마(103점 11블록) 둘뿐이다.
웸바냐마는 NBA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모든 기록을 깨고 더 높이 가고 싶다”고 했다. 이날 경기 막판 맹활약엔 “누군가는 해야 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일 수 있다. 이게 좋은 팀이 운영되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레그 포퍼비치(74) 스퍼스 감독은 “다채로운 선수다. 오픈된 동료에게 패스도 하면서 혼자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해낸다”고 했다.
지난 1일 같은 장소에서도 선스에 승리를 거둔 스퍼스는 2연승에 성공, 3승 2패로 서부콘퍼런스 8위에 위치했다. 지난 시즌 스퍼스는 서부 최하위인 15위에 머물렀다. 선스는 데빈 부커가 31점, 케빈 듀랜트가 28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무릎을 꿇으며 서부 11위(2승 3패)에 자리했다.
같은 날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와 벌인 홈 경기에서 125대116으로 이겼다. CJ 매콜럼(32)이 3점슛을 3개 포함해 30점 5어시스트로 활약했고, 리투아니아에서 온 센터 요나스 발렌슈나스(31)가 18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매콜럼의 뒤를 받쳤다. 제임스 하든(34)이 LA클리퍼스로 떠나 뒤숭숭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토론토 랩터스를 114대99로 크게 이기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지난 정규 시즌 최우수 선수(MVP) 조엘 엠비드(29)가 28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랜도 매직은 유타 재즈와 접전 끝에 115대113으로 이겼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