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2위 기적, 이번엔 2패 후 2승’ KT, 역스윕 ‘마법의 질주’ 시작됐다[PO4]
[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기자]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놓은 반격의 서막이 결국 최종편에 이르렀다. 특히, ‘무패·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33)가 사흘 휴식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투를 펼쳤고,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타선이 홈런 3방을 포함해 폭발했다.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PS) 탈락 위기에 놓였던 KT는 적지에서 2연전을 싹쓸이하며 ‘패·패·승·승’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KT는 안방 수원에서 한국시리즈(KS)행 티켓 획득에 마침표를 찍는다. 정규시즌 최하위에서 2위. KT ‘마법의 질주’가 다시금 시작될 조짐이다.
KT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PO) 4차전 NC와 경기에서 선발 투수 쿠에바스의 완벽투와 타선 폭발에 힘입어 11-2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2승 2패’ 동점을 만들며 마지막 5차전에서 ‘패·패·승·승·승’의 대역전 드라마 완성에 도전한다.
이날 선발투수 쿠에바스의 완벽투가 빛났다. 지난달 30일 PO 1차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던 수모를 확실히 되갚았다.
쿠에바스는 6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말 첫 타자 손아섭의 3루 땅볼 때 황재균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손아섭이 1루에 갔다. 박민우-박건우-마틴을 범타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2회부터 5회까지 전부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6회말에는 2사 후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하나 맞았다. 노히트가 깨지는 순간. 흔들림은 없었다. 박민우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최고 시속 150㎞의 패스트볼과 커터,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NC 타선을 압도했다. 6회까지 투구수도 단 73개에 불과했다. 1차전보다 덜 던지면서 이닝은 두 배를 먹었다.
여기에 타선까지 시원하게 터지며 쿠에바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언제나 선취점은 중요하다. 가을야구에선 더욱 그렇다. 일단 와일드카드전에서는 두산이 먼저 점수를 내고도 역전패를 당했다. 준PO 3경기와 PO 1·2차전은 NC가 전부 선취점을 냈고 모두 이겼다. 그리고 PO 3·4차전은 선취점을 낸 KT가 승리했다.
KT는 1회 초 NC 선발 투수 송명기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김상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후 도루로 2루까지 진루, NC 포수 김형준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루에 안착했다. 무사 3루, 황재균이 투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앤서니 알포드가 볼넷을 얻어 1사 1,3루 득점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석에서 박병호가 송명기의 초구 136km의 커터를 쳐 우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어 장성우의 희생플라이 타점이 나오면서 2-0이 됐다.
PO 1,2차전 당시 다소 무기력했던 KT 타선이 달라졌다. 2회 초 오윤석 내야 안타, 배정대의 안타, 조용호의 희생번트가 나오면서 1사 2,3루 기회가 왔다. NC는 곧바로 선발 송명기를 이재학으로 교체했다. 송명기는 1.1이닝 초고속 강판 됐다. 김상수의 타석에서 이재학의 폭투가 나오면서 3루 주자 오윤석이 홈으로 쇄도해 3-0이 됐다. 김상수는 볼넷 출루했다. 이어진 1사 1,3루 찬스에서 황재균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 KT가 4-0으로 앞섰다.
KT는 3회 초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장성우 안타, 문상철의 희생번트가 나오며 1사 2루가 됐다. 오윤석이 행운의 안타를 친 후 수비 실책까지 나오면서 1사 2,3루가 됐고, 다음 타석에서 ‘가을사나이’로 등극한 배정대가 2타점 적시타를 쳐 6-0을 만들었다.
KT는 4회 홈런 두 방으로 승기를 굳혔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이재학의 118㎞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후 2사에 타석에 선 장성우가 이재학의 시속 136㎞의 초구 패스트볼을 받아쳐 또 다시 솔로포를 터뜨렸다. KT가 1~4회까지 매 회 2점씩 추가하며 8-0이 됐다.
7회 초 KT는 또 다시 득점하며 NC를 무너뜨렸다. 1사 후 문상철의 대타 김민혁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대주자 이호연으로 교체됐다. 이어 오윤석의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배정대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만루 조용호가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올렸고, 김상수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10-0이 됐다.
KT의 알포드가 8회 초 NC의 추격 의지마저 꺾어버리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알포드는 NC 이용준의 4구째 시속 142㎞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으로 점수는 11-0이 됐다.
승기를 굳힌 KT. 이제부턴 강력한 불펜의 시간이었다. 7회 쿠에바스 대신 마운드를 건네받은 손동현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주권이 NC에 4피안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주권은 오영수 2루타, 서호철 안타, 박세혁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11-1이 됐다. 김한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다음 타석에서 손아섭에 적시타를 맞아 11-2가 됐다. 주권은 여기까지였다. 이상동이 마운드에 올라 0.2이닝을 지웠다.
마지막 9회 말 KT 마운드는 엄상백이 등장했다. 앞으로 남은 PO 5차전과 KS 등을 위해 엄상백의 실전 감각을 높이기 위한 운영으로 읽힌다. 엄상백은 첫 타자 김성욱에 볼넷을 줬지만 이후 세 타자를 잘 막아내며 11-2 승리를 지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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