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의 대명사, 쿠에바스가 또 KT를 살렸다…시리즈는 5차전으로[PO4]

KT 쿠에바스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2023.11.3 정지윤 선임기자

전세가 역전됐다. 벼랑 끝에 몰렸던 KT가 완전히 감을 찾았다.

KT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1-2로 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원점으로 만든 KT는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을 남겨뒀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1안타 무사사구 3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에서는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가 터지면서 완전히 감을 찾았다.

전날 이강철 KT 감독이 “3차전만 이기면 우리가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장담한 말 그대로 이뤄졌다.

쿠에바스가 1차전에서의 부진을 그대로 호투로 되갚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이닝 6안타 1홈런 2볼넷 2삼진 7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KT는 5-9로 패했고 2차전에서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3으로 지며 시리즈 탈락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KT는 2일 창원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고영표의 호투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쿠에바스가 다시 중책을 맡았다.

이강철 감독은 일찌감치 2차전을 마치자마자 4차전 선발 투수로 쿠에바스를 염두에 두고 본인의 의사를 물어봤다. 3일 휴식 후 등판임에도 불구하고 쿠에바스는 감독의 요청에 기꺼이 응했다.

쿠에바스는 앞서 2021년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을 때에도 자신을 희생한 경험이 있다.

그 해 KT와 삼성은 유례 없던 1위 결정전을 치렀다. 쿠에바스는 10월28일 NC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108구를 던진 데 이어 단 이틀만 쉬고 1위 결정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 쿠에바스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99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7이닝 1안타 무실점 8삼진으로 삼성 타선을 묶었다. 덕분에 KT는 1-0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쿠에바스는 1차전에서부터 나서 7.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4연승 통합 우승의 첫 단추를 뀄다. 덕분에 KT는 4연승으로 통합 우승까지 일궈냈다.

이날도 쿠에바스는 6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면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쿠에바스는 6회 1사후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는 ‘노히트’ 행진을 펼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최고 150㎞의 직구(19개), 커터(23개), 투심패스트볼(12개), 체인지업(10개), 슬라이더(9개)를 고루 섞어 던졌다.

타선에서도 화끈하게 쿠에바스에게 지원을 했다. 1회 박병호의 적시타, 장성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낸 뒤 2회에는 NC 두번째 투수 이재학의 폭투 때 한 점을 더 달아났고 황재균의 1타점 2루타까지 터지면서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3회에는 배정대의 적시타, 4회에는 황재균과 장성우의 솔로 홈런으로 이미 8-0으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쿠에바스가 내려간 뒤에도 KT 타선은 7회 2점을 추가했고 8회에는 앤서니 알포드의 솔로 홈런까지 터졌다.

반면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강행군을 이어오던 NC는 체력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선발 투수 송명기가 1.1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나마 8회 박세혁의 적시타, 손아섭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뒤늦게 내며 타격감을 다시 되살린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만했다.

두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앞두고 5일 수원구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창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