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고 돌려막기까지”…정부는 은행권 소집
[앵커]
금리가 오를 때 이자 부담의 고통을 가장 먼저, 또 오래 겪은 건 코로나를 지나 온 소상공인들입니다.
반대로 은행은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최대 실적, 거액의 성과급을 자랑했습니다.
이어서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노래연습장.
68살 허권 씨의 일터이자, 숙식을 해결하는 생활 터전입니다.
허 씨는 코로나를 거치며 1억 3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됐고, 살던 집을 팔아 일부 빚을 갚았습니다.
[허권/노래연습장 운영 : "돈을 다 털어가지고 있는 거 없는 거 다 해서 했으니까. 심지어는 뭐 아들한테도 돈을 빌리고…."]
무엇보다 점점 더 높아지는 이자가 큰 부담입니다.
'초저금리'라며 정부가 2% 안팎에 빌려줬던 정책대출 금리가 지금은 5%를 넘어섰습니다.
다른 대출까지 합치면 월 이자만 2백만 원을 넘습니다.
[허권/노래연습장 운영 : "뭐 카드 써 가지고 돌려막기 한다고 그러죠? 평생에 그런 것도 잘 몰랐었는데, 지금 돌려막기 해보고, 장기대출도 내보고…."]
정부는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를 강조하며 큰 문제가 없다지만, 허 씨가 느끼는 현실은 다릅니다.
[허권/노래연습장 운영 : "아내한테 진짜 미안해요, 내가. 이게 내가 (빚을) 만든 것도 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정부가 만들어줬다고 생각을 해요. 빚쟁이를 만들어놨으니까. 근데 이게 나만의 일이냐고…."]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고금리는 은행에게는 실적이 됐습니다.
은행들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5대 은행 임직원의 1인당 평균 소득은 모두 1억 원을 넘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은행권의 행태를 비판한 데 이어 금융당국은 조만간 금융지주 회장단을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이익의 일부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거로 보입니다.
일부에선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부담이 더 커지는 만큼, 은행은 물론 정부의 재정 지원까지 포함해 취약차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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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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