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화번호 개통했더니…내가 리딩방 사기꾼?” [제보K]
[앵커]
새 전화번호를 개통한 뒤, 난데 없이 사기 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해당 번호를 앞서 사용했던 사람이 연결된 카카오톡 계정으로 사기를 치면서 벌어진 일로 보입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윤아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권문형 씨 집에 경찰이 찾아온 건 지난 9월.
다짜고짜 주식 리딩방 사기와 관련해 조사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권문형 씨/카카오톡 계정 피해자 : "제가 (리딩방) 사기에 연루가 됐다고 조사를 받아야 된다고 해서…. 당황했죠."]
권 씨는 리딩방 같은 건 구경한 적도 없었습니다.
영문을 모르겠다고 항변하자, 경찰은 권 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연결된 카카오톡 계정을 지목했습니다.
해당 계정 사용자가 리딩방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겁니다.
[권문형 씨/카카오톡 계정 피해자 : "'이 번호가 카카오에 연결돼 있는데 그 번호 사용자가 맞으십니까?' 범죄자인 마냥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지난해 스마트 워치를 구입하면서 추가로 받은 새 전화번호가 화근이었습니다.
카카오톡에 이미 계정이 있어 새 번호로는 계정을 안 만든 게 문제가 된 겁니다.
해당 번호의 기존 명의자가 카카오톡 계정을 계속 쓰면서 사기에 악용한 거로 보입니다.
[권문형 씨/카카오톡 계정 피해자 : "정말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미 카카오톡을 개설해 가지고 사용을 하고 있더라고요."]
카카오톡은 휴대전화 번호 기반이지만, 번호 명의자가 달라져도 계정에 바로 연동되지 않습니다.
바뀐 명의자가 새로 카카오톡에 가입해야 기존 계정이 삭제되는 구조입니다.
타인이 내 번호로 카카오톡 계정을 사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카카오 측은 기존 계정 삭제는 요청하면 된다고 했지만, 놓치기 십상입니다.
[임종인/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 "카카오 쪽에서 사실 예측하지 못했다는 게 놀라운 거고요. 다른 여러 가지 형태의 어떤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KBS 취재에 경찰은 계정 도용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했고, 카카오 측은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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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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