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기부 장관, 예산안 심사 첫날 ‘해외 출장’…야당 “무책임한 무단결석”
‘AI 안전성 회의’ 참석차 영국행
예결위 의원들, 예산안 질의 못해
이종섭·김현숙 이어 ‘회의 이탈’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경제부처 예산안 심사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정부가 대폭 삭감한 연구·개발(R&D) 예산안을 심사하는 날에 주무부처 장관이 국회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무단결석’이라고 반발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위가 개최한 경제부처 대상 예산안 심사 첫 회의에 불출석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영국에서 열린 제1차 ‘인공지능(AI) 안전성 정상회의’ 참석을 불참 이유로 제시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장관에게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해 질의하지 못했다.
민주당 예결위 소속 의원 일동은 성명을 내고 “(R&D 예산 삭감에 대한) 국회의 질타를 듣기 싫어 영국 출장을 핑계로 돌아오지 않는 과기정통부 장관의 무책임한 국회 무단 불출석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R&D 예산에 대해 ‘돈이 얼마가 들든 뒷받침하고 예산을 더욱 확대한다’며 갑자기 과거와 다른 입장을 취했는데, 그걸 실제로 물어볼 수 있는 주무부처 과기정통부 장관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8월18일과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결산 심사를 국민의힘이 보이콧하자 덩달아 불참한 바 있다. 이 장관은 2번째 결산 심사에 불참한 다음날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는 참석해 야당의 빈축을 샀다.
장관이나 인사청문 후보자의 ‘도망’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8월30일 해외 출장을 이유로 예결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새만금 잼버리 파행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8월25일 국회 여성가족위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행 전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5일 헌정 사상 처음 인사청문회 도중 청문회장을 무단이탈해 ‘김행랑’(김행+줄행랑) 논란을 자초했다.
국회법은 국회가 본회의와 상임위에서 국무위원 등에게 출석 요구를 의결하면 국무위원 등이 “출석해 답변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처벌 조항이 없다. 국회에는 국무위원이 무단 불출석하거나 자리를 이탈하는 경우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하게 하는 국회법 개정안들이 계류 중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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