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에…서울 아파트 청약 미달 쏟아진다
3분기 민간 분양가 3.3㎡ 당 11% ↑
수요자 ‘심리적 저항선’ 도달한 듯
올해 초만 해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렬이 이어진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청약 미달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가 수요자들이 생각하는 ‘저항선’ 수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는 787가구 에 1만3280명이 몰리며 평균 16.8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20㎡, 59㎡ E, 84㎡ D·E 평형에서는 예비 입주자 인원인 500%를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다.
이문아이파크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550만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12억1280만원(타운하우스 제외)이다. 지난 4월 ‘휘경자이디센시아’(2930만원)의 같은 평형 분양가는 9억7600만원, 8월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3285만원)는 10억9900만원이었다. 6개월 사이에 2억원 이상이 오른 것이다.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건 이 단지뿐만이 아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푸르지오클라베뉴’는 최초 분양 때 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당첨자 절반가량이 계약을 포기해 선착순 분양에 나섰다.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3억9393만원에 달해 ‘배짱 분양가’라는 지적이 나왔던 단지다.
지난 9월 분양한 서울 성북구 ‘보문센트럴아이파크’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미계약 물량이 다수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구로구 ‘호반써밋개봉’ 역시 미계약자 속출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청약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 정부의 전방위적 청약 규제완화, 서울 신축 공급 부족 우려로 ‘고분양가’ 논란에도 무난하게 완판에 성공하는 단지들이 많았지만,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심리적 저항선까지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65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1486만원)보다 11% 올랐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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