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태극마크’, 멋진 기둥이 돼라
네 차례 국가대표…소중한 경험
위기서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 생겨
“일본·호주 베스트 전력 출전 예상
꼭 성과 내 미래 주축으로 커주길”
롯데 김태형 신임 감독 무한 신뢰
“기대해주시는 만큼 보답해야죠”
국가대항전을 경험한 선수들은 “태극기의 무게는 남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리그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으로 한층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롯데 우완 박세웅(28·사진)은 국가대표로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다. 2017년 열린 제1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했던 박세웅은 당시 일본과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그해 KBO리그에서 12승(6패)을 거둬 에이스로 발돋움했기에 아쉬운 성적이었다. 이후에는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승선하지 못하는 시련도 겪었다.
박세웅은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선발 아닌 불펜의 추격조로 4경기에서 3.2이닝 평균자책 2.45를 기록했다. 대표팀도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쉬웠던 도쿄 올림픽 이후 박세웅은 ‘전환점’을 맞았다.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간 KBO리그에서 후반기 12경기 6승3패 평균자책 3.70으로 2017년 이후 다시 10승(9패)을 올렸다. 국제대회 경험으로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을 바꿨다. 흔들릴 때마다 불안감이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나곤 했던 박세웅은 위기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집중력이 생겼고 성숙해졌다.
도전은 계속됐다. 박세웅은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존재감을 보였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2경기 6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고,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최고참으로 참가해 한·일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박세웅은 대표팀 경험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 나이 제한이 있어 이제 박세웅은 참가할 수 없는 대회에 후배들로 구성된 대표팀 명단은 확정돼 있다. 이달 중순부터 일본 도쿄에서 APBC가 열린다.
박세웅은 “이번에는 호주 대표팀도 출전한다고 들었다. 일본도 어린 선수들이지만 베스트 전력으로 꾸려 나오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성적을 내야 되는 대회”라고 말했다.
‘경험자’로서 조언도 아낌없이 건넸다. 그는 “최근 일본 야구를 보니까 6년 전 나왔던 선수들이 WBC나 일본 리그에서 주축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더라. 우리나라도 이번에 가는 선수들이 잘해서 향후 대표팀 주축으로 발돋움하는 대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롯데의 새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다음 시즌을 바라보며 가장 믿고 기대하는 ‘에이스’이기도 하다. 박세웅은 “기대해주시는 만큼 보답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계속 쌓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다졌다.
박세웅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시간과 동력을 얻었다. 그는 “다들 ‘군대 문제가 해결돼서 편한 마음으로 야구 할 수 있겠다’고 하시는데 편하다기보다는 그냥 야구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뿐”이라며 “마운드에 편하게 올라간다는 건 없는 것 같다. 나의 편안함보다는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경기를 위해서 마운드에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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