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뇌종양, 조기 발견·적극적 재활만이 억제 가능성 높이는 길[의술인술]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 “수술 후 엄청난 후유증이 남는다.” ‘뇌종양’이라고 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오해와 소문들이다. 정말 뇌종양은 소문만큼 무서운 질병일까.
뇌종양은 뇌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두피, 두개골, 뇌실질, 뇌경막 등에 생기는 종양의 총칭이다. 뇌종양도 다른 종양과 마찬가지로 양성과 악성 종양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유전자적 정보, 세포 타입, 약물에 대한 반응도 등에 따라 더욱 세분하기도 한다.
악성 뇌종양은 고령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다른 부위에서 전이된 전이성 종양과 뇌 자체 세포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종양이 있다. 전이성 뇌종양은 폐암·유방암·전립선암 등에서 주로 전이된다. 악성 뇌종양에 대해 환자들은 유전질환인지를 가장 궁금해하는데, 가족력으로 인해 뇌종양이 발생한 경우라도 해당 환자는 뇌종양뿐 아니라 모든 종양에 취약한 것으로 보면 된다. 세포 분열을 멈추게 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거나 세포 분열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변이가 있는 것이다.
뇌종양은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모두 사용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로는 머리를 여는 개두술이 대표적이다. 혹은 뇌하수체 종양 등에 대해서는 코를 열고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때 수술에는 현미경이나 내시경 등이 사용된다. 수술 이외에도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 방사선 에너지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도 선택지가 된다. 전신에 적용이 되는 항암치료를 하기도 한다. 신경외과 전문의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이러한 세 가지 방법을 적절히 혼합하여 사용한다.
종양 치료에서 재활은 매우 중요하다. 손상된 신경에 재활이라는 형태의 자극이 주어지면서 신경의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는데, 특히 수술 후 3개월 동안 재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최근 뇌종양 치료에서는 ‘완치’가 아닌 ‘관해’라는 표현을 쓴다. 치료가 종료되어 종양 세포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는 의미의 완치가 현실적으로 제한이 있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관해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보다 종양세포의 억제가 더 잘 유지·조절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뇌종양이 양성일 경우 수술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관해 단계까지 치료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수술을 해도 종양이 남아 있을 경우, 세포의 악성도가 높거나 악성 종양일 경우 관해까지 치료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
하지만 악성 종양도 조기에 발견됐다면 빠른 치료를 통해 관해율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그 때문에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의심되는 병변에 대해서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종양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증상이 있어 병원을 내원할 경우 종양의 완전한 제거가 힘들어 재발의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한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 뇌종양과 관련된 무서운 소문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병원은 영상·혈액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최첨단 수술 및 치료를 통해 환자의 신경학적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환자들이 떠도는 낭설을 믿지 않고 전문의의 도움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박수정 이대서울병원 뇌종양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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