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확정된 엔씨 신작 TL, '12월의 반전' 이끌까
올해 실적 급감한 엔씨
구작·신작 모두 실적 저조
12월 7일 출시하는 TL ‘과연’
부진의 늪 빠져나올 수 있나
엔씨소프트가 혹독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효자 게임' 리니지의 인기는 점점 시들고 있고, 실적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흥행성을 담보하는 신작을 내놓는 것이 현재로선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엔씨소프트도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출시일을 최근 확정했다. 과연 TL은 벼랑에 몰린 엔씨소프트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리니지'로 국내 게임시장을 호령했던 엔씨소프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불안한 시그널이 감지된 건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부터다. 엔씨소프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88억원,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4%, 66.5% 감소했다.
실적은 2분기에도 좋지 않았다. 매출은 4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353억원)은 71.3%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로선 2분기 연속으로 나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실적이 악화하자 주가도 휘청거렸다. 올해 초 43만1500원(1월 2일)을 기록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현재 25만8500원(11월 3일)으로 40.0%나 빠졌다. 물론 감안해야 할 변수가 있긴 하다. 최근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오프라인 소비문화가 활발해지면서 게임시장에 냉랭한 바람이 불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게임사가 엔씨소프트처럼 침체의 늪에 빠진 건 아니다. 그 와중에도 알찬 열매를 거둔 게임사들이 적지 않다. 엔씨소프트와 함께 '3N'이라 불리는 넥슨이 대표적이다. 넥슨의 2분기 실적은 매출 9028억원, 영업이익 26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4%, 19.7% 증가했다.
중견 게임사인 그라비티도 2분기 실적이 같은 기간 147.5%, 138.3%나 늘어난 매출 2389억원, 영업이익 527억원을 기록했다. 또다른 3N인 넷마블이 6분기 연속 영업적자(2분기 영업적자 372억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게 엔씨소프트엔 그나마 위안거리가 될 법하다.
한국 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엔씨소프트가 어쩌다 이런 암울한 성적을 거둔 걸까. 증권가에선 '신작의 부재'를 이유로 꼽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이렇다 할 신작을 내놓지 않은 게 실적 감소로 이어졌단 거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10일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기존 38만원에서 34만원으로 낮추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다수 경쟁작이 출시하면서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신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국내 예상 출시 시점이 12월로 늦춰지면서 올해 실적에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TL을 성공적으로 출시한다 하더라도 기존 자사 게임만큼 매출에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이다."
증권가의 분석은 일견 타당한 면이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8월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눈에 띄는 신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작 출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9월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선보였고, 언급했듯 TL도 론칭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일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게임 론칭일을 12월 7일로 확정 지었다.
하지만 수차례 론칭 일정을 미뤘던 탓일까. 이용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업계의 관심사였던 TL의 과금 시스템에도 이용자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TL의 과금 시스템은 리니지 시리즈와 전혀 다를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TL이 리니지가 가진 악명 높은 과금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했다"고 꼬집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신작이 구작을 답습했다'는 이유로 TL을 '틀니'를 뜻하는 '틀'로 부르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TL로 '반전'을 꾀하려던 엔씨소프트로선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증권가에선 3분기에도 엔씨소프트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엔씨소프트가 3분기에 매출 4332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각각 28.3%·83.9%나 급감한 수치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실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 에프앤가이드는 리니지2M·리니지W 등 기존작 매출 감소세가 지속한 점, 퍼즈업 아미토이의 매출 기여가 크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이번에도 '흥행작의 부재'가 엔씨소프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과연 엔씨소프트엔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비책이 있을까. 결과는 곧 나온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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