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의암호 참사’ 순직 故 이종우 경감 흉상 제막

윤희근 경찰청장 “희생정신 기억, 순직 경찰관 적극 지원”

3일 오후 강원 춘천시 춘천경찰서에서 2023년 경찰영웅으로 선정된 '의암호 순직 경찰영웅' 고(故) 이종우 경감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2020년 8월 6일. 하염없이 폭우가 내리던 그날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3일 오후 이 경감의 흉상 제막식이 열린 강원 춘천경찰서에서 잔잔한 내레이션과 함께 화면 속 영상에서 고(故) 이종우 경감의 모습이 비치자 유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생전 모습이 그대로 담긴 흉상을 연신 쓰다듬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강원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에서 의암호 담당 순찰정장으로 일했던 이 경감은 지난 2020년 8월 6일 의암호에서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급히 출동했다. 이 때만 해도 그의 30년 경찰 생활의 마지막 출동이 될 줄 알지 못했다. 급히 현장에 도착한 이 경감은 호수에서 민간인 고무보트가 전복된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와 거센 물살에도 불구하고 지체 없이 경찰정 고무보트를 타고 전복된 고무보트 근처로 접근했지만, 결국 경찰정마저 급류에 휩쓸려 전복되면서 이 경감도 결국 숨졌다.

이날 흉상 제막식에는 이 경감의 어머니와 배우자, 두 아들 등 유가족과 윤희근 경찰청장, 김준영 강원경찰청장, 박범정 춘천경찰서장 등 경찰 관계자, 강원서부보훈지청장, 강원도경우회장, 춘천경우회장 등이 참석, 유족을 위로했다.

윤 청장은 “이 경감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거룩한 뜻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면서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다 목숨을 바친 순직 경찰관들의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강원경찰청장은 “강원경찰청 역사상 처음 경찰 영웅으로 선정된 이 경감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주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와 경찰청은 순직한 이 경감에게 1계급을 특진시키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경찰청은 올해 전국 경찰관들의 공모를 받아 이 경감을 ‘2023년 경찰영웅’으로 선정했다. 앞서 2021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 경감을 ‘순직 경찰관’으로 인증했다. 인터폴이 순직을 공식 인증한 경찰관은 이 경감을 포함, 세계 7개국의 19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