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 벌레 인체 무해” 하림 회장, 논란 자초···식약처 “현장조사”
하림이 판매한 생닭에서 다량으로 나온 벌레 유충에 대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김 회장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현장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일 새 브랜드 출시 간담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벌레 생닭’과 관련한 질의에 “사람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이라고 말했다. 그는 “곤충을 식용으로 쓰는 부분이 있다. 딱정벌레(애벌레인 ‘밀웜’)도 그 중 하나라서 실질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위생적으로 이물질로 분류되기 때문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하루에 120만 마리를 처리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한 5∼6년에 한 번씩 나오더라”며 “본의 아니게 친환경 농장에서 그런 것들이 이따금 나온다”고 했다.
이날 하림산업은 어린이 식품 브랜드 ‘푸디버디’ 출시를 알렸다. 김 회장은 직접 브랜드를 소개하며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질의응답 시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하림산업 관계자는 생닭 이물과 관련해 위생 문제를 우려하는 질의에 “푸디버디 생산시설은 해썹(HACCP·안전관리인증)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 발언을 뒤늦게 전해들은 식약처 관계자는 “밀웜을 식품원료로 사용하려면 관련 법에 따라 적합한 사육 기준으로 기른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밀웜이 식품원료로 등재돼 있긴 하지만, 위생적으로 가공했을 때야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취지다. 식약처는 하림 측에 개선 조치를 요구했고, 이 조치가 적용됐는지 현장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식약처는 ‘하림 동물복지 생닭’ 제품에서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다량 발견했다는 소비자의 신고를 받고 하림 측에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하림 생산공장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전북 정읍시는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이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릿과 유충임을 확인했다.
정읍시는 농장 깔짚(바닥에 까는 짚이나 톱밥)에 서식하던 거저리 유충을 닭이 출하 전 절식 기간에 섭취했고, 도축 과정에서 모이주머니가 제거되던 중 터지면서 해당 유충이 식도 부분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식약처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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