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기 한물갔죠~”…아파트·대학 동호회 난리난 ‘이 운동’
배드민턴 관련 매출 2년간 300% 증가
부산서 4.5배, 서울서 4.3배 껑충 뛰어
대학 동아리 2배 이상 늘고
아파트도 동호인으로 북적
마니아서 국민 스포츠 우뚝
“이렇게 재미있는 운동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라켓에 셔틀콕이 정확히 맞았을 때 느껴지는 손맛 때문에 배드민턴에 미쳐있습니다.” (직장인 김재훈씨)
아파트 단지 내 배드민턴장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고 대학교 배드민턴 동아리에서는 면접까지 진행되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한 곳이 아닌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점심 시간과 방과후에 삼삼오오 모여 배드민턴 라켓을 휘두르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배드민턴 열풍을 이끌며 ‘스타 한 명이 특정 종목 시장 전체를 살린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주인공은 안세영이다.
중학생이던 2017년 처음 국가대표가 되면서 주목 받은 안세영은 2021년 도쿄올림픽 8강에 이어 국제대회 2연속 우승으로 이름을 알렸고 2023년에는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랭킹 1위까지 꿰찼다.
투혼을 펼치며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에게 응원이 이어졌고 ‘안세영 효과’로 불릴 정도로 배드민턴 동호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안세영 효과’는 얼마나 될까. BC카드의 배드민턴 관련 매출 지수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BC카드는 안세영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2021년 7월 도쿄올림픽 기간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지난달 15일까지 약 35만건의 전국 배드민턴 가맹점 매출을 지수화시켜 결과를 도출했다.
우선 2년새 한국 배드민턴 관련 업종 매출은 무려 300%나 신장했다. 세부적으로도 안세영이 전영오픈, 세계선수권대회 등 눈에 띄는 활약으로 뉴스를 장식하던 순간 마다 배드민턴 매출도 동시에 200% 이상 급성장 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경기도는 안세영이 국제대회 2연속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10월에는 매출이 522%나 뛰어오르기도 했다.
우상현 BC카드 부사장은 “스포츠 스타 한명이 해당 종목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며 “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 발굴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공식 후원사이자 ‘안세영 라켓’으로 주목받는 요넥스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요넥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감했던 매출이 거의 회복됐다. 배드민턴 관련 방송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과 안세영 효과가 제품 구매로 연결됐다”며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안세영이 다시 한 번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만큼 상승 분위기는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안세영 효과’는 배드민턴 시장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는 동호인 증가다. 배드민턴 관계자들은 “동호인들이 즐기는 매니아 스포츠로 유명했던 배드민턴이 안세영의 등장으로 대중적인 스포츠로 거듭났다”고 분석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아파트 단지나 지역 체육관, 대학교 동아리 등 배드민턴을 치려는 사람들이 폭증하는 모양새다. 배드민턴계 한 관계자는 “안세영의 경기를 보고 아파트 단지 내 배드민턴장이 가득 찰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안세영을 롤모델로 삼는 안세영 키즈를 비롯해 동호인, 일반인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내 한 대학 배드민턴 동아리의 경우 최근 예정된 신입 부원 수보다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려 따로 면접을 진행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배드민턴 대학 연합 동아리 인원도 꾸준히 증가해 2년 전 1000여명 규모에서 2000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 배드민턴 동아리 회장은 “학기 중간에 동아리 회원을 받지 않는데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문의가 많아 사상 처음으로 추가 가입을 진행했다”며 “안세영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보고 배드민턴에 관심을 갖는 대학생이 확실히 늘어났다. 배드민턴 대학 연합 동아리에 가입된 대부분의 학교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안세영의 효과가 상상으로 큰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고작 5년 쓸 시설에 1조 ‘펑펑’…文정부 ‘이 사업’ 감사받는다 - 매일경제
- 믿었던 협력사, 알고보니 중국 앞잡이…삼성 기술 빼내서 넘겨 - 매일경제
- 엉뚱한 차에 ‘7만원 과태료’…주인이 따지자 경찰 황당한 변명 - 매일경제
- [단독] 아이 셋이면 고속도로 전용차선...다자녀 혜택 확대해 저출산 막는다 - 매일경제
- 김포·하남은 되고 우린 왜 안되냐…서울 편입 요구 봇물 터졌다 - 매일경제
- ‘교보증권 광클맨’ 누구길래 ··· 영풍제지 단타로 8억 벌었다 - 매일경제
- 반포 대장주 ‘아리팍’ 100억 클럽 입성…최고가 110억원에 팔렸다 - 매일경제
- 배송비 8800원이라 샀더니 “8만원 내라”…해도 너무한 온라인쇼핑 - 매일경제
- 직원 한명도 없는데 매출은 2배 늘어…편의점에 불어닥친 ‘무인화’ 바람 [르포] - 매일경제
- 김하성, 실버슬러거 NL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 선정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