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 77년간 없었다…랠리를 믿는 이유[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11. 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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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2일(현지시간)까지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4일째,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제 상승을 잠시 멈추고 한숨을 돌릴 시점이 된 가운데 이날 장 마감 후 애플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회계연도 1분기(10~12월) 매출액 전망치를 제시했다.

애플은 지난 7~9월 매출액이 895억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893억달러를 소폭 웃도는 것이지만 지난해 동기 901억달러에 비해서는 0.7%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로써 애플은 4분기 연속 매출액 감소세를 이어가게 됐다.

애플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향후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콘퍼런스 콜에서 질문이 나오면 대략적인 윤곽은 밝힌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는 당연히 10~12월 실적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이에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카 마에스트리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미달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평균은 1231억달러인데 애플의 지난해 10~12월 매출액은 1172억달러였다. 이에 따라 애플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3% 이상 하락했다.

10월 고용 증가폭 둔화 예상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일 개장 전에 연준의 통화정책에 중요한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미국 노동부는 3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3일 오후 9시30분)에 지난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공개한다.

지난 10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18만8000명 늘어나 증가폭이 지난 9월 33만6000명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3.8%로 전월과 동일하고 평균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0.3%로 전월 0.2%에 비해 소폭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 고용지표가 둔화된 것으로 나오면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결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며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 랠리는 시작됐다"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증시에 산타 랠리가 이미 시작됐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산타 랠리는 한 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다음해 첫 2거래일 동안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폭넓게 연말의 증시 강세 추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비관론이 팽배하던 지난해 말에 올해 증시 랠리를 정확히 예상했던 야데니 리서치의 사장인 에드 야데니는 2일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할로윈(10월31일)은 끝났다"며 "지난 9월과 10월에 비관론이 너무 짙었기 때문에 산타클로스 랠리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22%포인트 급락한 4.668%로 마감해 4.6%대로 내려왔다. 이는 지난 10월13일 이후 최저치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루이 나벨리에도 이날 고객 노트에서 올 4분기 실적 전망치가 깎이면서 어닝 시즌이 다소 부진하게 느껴지지만 "경기 연착륙(소프트랜딩) 전망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계절적 랠리가 막 시작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시장은 다시 한번 지정학적 리스크를 떨쳐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채시장의 안도 랠리는 그간의 공매도 청산이 이뤄지며 다소 과열될 수도 있지만 국채수익률이 여전히 불과 몇 개월 전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스크 여전, 랠리 크지 않을 것"
다만 회의론자들은 주식과 채권이 그간의 대규모 매도세에서 벗어나 동반 반등하겠지만 상승폭을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 인덱스 & 포렉스닷컴의 시장 애널리스트인 파워드 라자크자다는 고객 노트에서 "종합적으로 말하면 시장을 후퇴시켰던 거시적인 우려들이 여전하기 때문에 시장이 다시 변동성을 보인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다시 낙관적이 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연준의 금리 인하는 몇 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고 통화정책은 유로존이나 영국 등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긴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데니도 이러한 리스크, 특히 지정학적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군사 충돌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으면서 유가는 하락했지만 이란 등으로의 확전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연말 랠리는 계절적 현상"

하지만 야데니는 경제는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연말 랠리는 계절적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는 통상 11월부터 4월까지 수익률이 가장 좋다. 이 때문에 5월에 팔고 11월에 사라는 증시 격언이 있을 정도다.

주식 투자자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950년 이후 11월에 평균 1.7% 상승해 1년 중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그 다음으로는 4월이 1.5%의 수익률로 2번째로 좋았고 12월이 1.4%의 수익률로 그 뒤를 이었다.

야데니는 증시 하락 때 기술과 에너지, 금융업종을 매수하라고 추천했다. 그는 "채권수익률의 향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금융주의 수익률이 가장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채수익률이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5~5% 사이에서 움직였다며 지금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 부근으로 재상승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리스크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
결국 시장의 가장 큰 잠재 리스크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장기 국채수익률 재반등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CNBC는 이미 이 2가지 문제는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올 3분기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3% 성장할 것이란 전망치를 거의 3%포인트 웃돌았다. 이같은 전망치 상회폭은 역사적인 수준과 거의 일치한다. 다만 기업들이 올 4분기 실적을 신중하게 전망하면서 어닝 시즌의 랠리가 억제됐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올 4분기 순이익 성장률은 지난 10월1일만 하더라도 11%로 전망됐으나 최근 8%로 낮아졌다. 내년 1분기 순이익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10월1일 9.6%에서 최근 8.8%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10월 증시 하락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불어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른 타격이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이미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에 따르면 S&P500지수가 2011년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한 적은 없었다. 특히 11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한 적은 1946년 이후 77년간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든 리스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간 영영 주식에 투자할 수 없다. 원래 강세장은 우려의 벽을 타고 오른다고 한다. 계절적 추세와 과거 미국 증시의 통계 지표에 의지해서라도 지금은 매수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많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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