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공매도 한시 금지안' 검토…"전문가 의견 수렴 거칠 것"

이승재 기자 2023. 11.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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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피해 공감대 형성…논의 과정인 듯
'메가 서울' 이후 총선 전략이라는 시각 존재
당내 부정적 여론도…"역풍 맞을 수 있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동혁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023.11.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정부와 여당이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조만간 '공매도 한시 금지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은 공매도로 인한 투자자 피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최근까지 관련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릴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노리는 것인데, 이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주가가 오를 만하면 공매도가 발목을 잡는다는 원성을 사오고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정은 증시 부양과 투자자 불안 경감을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공매도 금지' 카드를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난 2020년 3월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6개월 간 금지한 바 있다. 이후 이 기간은 2차례 연장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공매도와 관련된 청원도 있고 집단민원도 많이 들어와있다"며 "시대 상황에 맞춰서 국민이 원하는 것에 부응하는 게 정치권의 도리"라고 전했다.

공매도 한시 제한 기간과 제한에 관한 질문에는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적절한 선에서 정할 것"이라며 "시그널이 과도하면 해외자본이 많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 조심스럽게 하되, 국민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당은 공매도 한시 금지에서 나아가 제도 자체를 손보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공매도 제도 정비에 관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권성동 의원실에서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가중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권 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매도에 대한 제도적 개선은 국민과 한 약속이자, 국민의 요구이기도 하다"며 "금융당국 수장들은 국민의 뜻을 담아 관료의 반대를 돌파해 주길 바란다. 저 역시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2023.10.10. ppkjm@newsis.com


나아가 여당이 '공매도 한시 금지안'을 내년 총선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 서울 편입', '메가시티 서울'을 연이어 띄우면서 가져온 정국 주도권을 공매도 이슈로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이런 정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 이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뉴시스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사진에서 예결위 야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저희가 이번에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장동혁 당 원내대변인에게 보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사자들은 예결위 회의 도중 해명에 나섰다.

송 의원은 "모 언론사로부터 '공매도에 대해 포커싱을 하려는데 질의할 의원이 있는가'라는 문의가 와서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 의원에게 정보 공유 차원에서 보낸다는 것이 순간적으로 카메라에 노출이 됐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김포 문제를 기획해서 선거용 전략으로, 포퓰리즘 전략으로 짠 것처럼 공격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슬픈 소식이지만, (문자 내용이) 송 의원의 의견은 아니다"고 전했다.

당대표실도 이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분위기다. '공매도 한시 금지안'이 구체적인 수준까지 논의된 것은 아니라는 기류도 읽힌다.

당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에 부작용이 존재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략적으로만 이 문제를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거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메가시티 서울로' 재미 봤다고 공매도로 재미를 보려 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차라리 개인도 공매도를 할 수 있게 허용하던가, 이런 식으로 전면 제한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간사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3.11.03. 20hwan@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judyha@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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