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부족?' 텐 하흐 감독 라커룸 영향력↓... "일부 맨유 선수들이 믿음을 잃기 시작"
위기에 봉착한 맨유와 텐 하흐 감독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일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에릭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3일(이하 한국시각) "일부 맨유 선수들이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하면서 스쿼드 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 호평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텐 하흐 감독의 강인함은 이제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텐 하흐는 지난 2017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AFC 아약스 지휘봉을 잡았다. 2017-2018시즌 준우승을 차지하며 2018-2019시즌 아약스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시켰다.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돌풍 그 자체였다.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조에 속했고,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16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고 있던 이탈리아 세리에 A 최강 유벤투스 FC를 격파하며 무려 22년 만에 야약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에 4강 2차전에서 암스테르담 기적의 희생양이 되면서 아쉽게 결승 진출은 실패했다.
그러나 아약스를 이끌고 4강에 진출한 것은 칭찬 받아 마땅했다. 아약스에서 위기도 맞이했다. 2018-2019시즌 이후 팀의 주축을 맡았던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프랭키 더 용이 팀을 떠나 빅클럽에 합류했다.
주전 선수들의 이탈에도 텐 하흐 감독의 리더십은 빛났다. 2020-2021시즌 에레디비시 우승과 컵 대회 우승으로 자국리그 더블을 기록하고, 유로파리그 8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연패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이 끝나고 맨유는 랄프 랑닉 임시 감독과 동행을 마친 뒤 텐 하흐 감독을 선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첫 시즌부터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줬다. 2연패를 당하며 호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연승 행진을 달렸다.
어려움도 있었다. 호날두가 교체 지시를 거부하고, 텐 하흐 감독을 비판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호날두와 계약을 해지했다. 그만큼 텐 하흐 감독은 라커룸 내부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었다.
맨유는 텐 하흐 감독 체제 하에서 첫 시즌 나름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뒀다. EPL 3위, 카라바오컵 우승, FA컵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두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그리고 호기롭게 맞이한 올 시즌.
맨유는 처참한 성적으로 하락세를 탔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5승 5패로 8위에 머물렀다. 카라바오컵에서는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승 2패 조 3위에 그치며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12월 안에 반등하지 못한다면 맨유에서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새로운 구단 책임자로 오게 될 짐 래트클리프 경 역시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디 애슬레틱의 보도는 더 충격적이다. 평소 카리스마로 라커룸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텐 하흐 감독이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은 "텐 하흐 감독이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그가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최근 이런 의구심들이 모여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최근 홈 2경기에서 모두 0-3으로 패배하며 불명예 기록을 썼다. 41년 만에 홈 2경기 연속 0-3 패배, 93년 만에 홈 10경기 중 5경기 패배를 기록했다.
디 애슬레틱은 "라커룸 내 일부는 텐 하흐 감독이 상황을 다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텐 하흐 감독이 많은 맨유 선수들과 친밀한 관게를 유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점점 맨유와 텐 하흐 감독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인내심은 확실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할 경우 마땅한 감독 자원은 없다. 아스널 FC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 역시 5년의 시간을 받았다.
맨유 팬들 역시 지난 시즌 텐 하흐 감독이 왔을 때 확실히 인내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인내심은 단 1년도 되지 않아 분노로 바뀌었다. 만약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된다면 맨유는 다시 암흑기를 반복하는 것과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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