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 5명 극적 가자 탈출…"이러다 죽겠다 싶었다"
[앵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일어난 지 25일 만에 가자지구의 유일한 탈출구인 이집트 라파 국경이 열렸습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족 5명도 국경 개방 이틀 만에 극적으로 가자지구를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스라엘군이 봉쇄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일한 '탈출구'인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입니다.
이집트 정부가 현지시간으로 1일, 외국인 여권 소지자에 한해 국경을 개방하자 밀려든 외국인과 이중국적자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직후부터 가자지구 북쪽에서 피난민들이 몰려들었지만 라파 국경이 열린 것은 25일 만입니다.
탈출자 가운데는 한국 국적의 한 가족 5명도 포함됐습니다.
<최모씨 / 가자지구 탈출 한국인> "(전화통화를 시도하다) 운 좋으면 한 20번씩 하다가 되고…그래서 (탈출자) 명단 확인을 하는 데 힘들었습니다."
최씨는 한국으로 귀화한 팔레스타인계 남편과 함께 7년여 전 가자지구로 이주해 터를 잡았습니다.
10대 딸과 아들 그리고 최근에는 늦둥이 막내딸까지 얻어 행복을 키워왔지만 이번 전쟁으로 산산조각 났습니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 군의 공습은 이전 때와 달리 무차별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최모씨 / 가자지구 탈출 한국인> "교회, 병원, 학교, 공격을 안 하는 곳이 없었었습니다. 무조건 말하면 (이스라엘군이) 핑계대는 게 지하에 벙커가 있다."
서둘러 집을 빠져나왔지만, 전기와 물, 통신까지 끊기는 극한 상황의 연속이었고, 국경에 도착해서도 며칠을 대기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주 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각국이 자국민의 대피를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생사 위기를 넘긴 최씨 가족은 일단 한국으로 갈 계획이지만 앞으로 닥칠 현실이 막막한 상황.
그래도 이제 갓 7개월 된 막내딸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습니다.
카이로에서 연합뉴스 김상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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