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우승하겠다" 포항-전북 FA컵 결승전, 장외 입담 대결부터 치열
10년 전 리턴 매치로 많은 이목 쏠려
[포항=뉴시스] 김진엽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가 치열한 장외 입담 대결로 경기 전부터 FA컵 결승전 분위기를 띄웠다.
두 팀은 오는 4일 오후 2시15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202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지난 1일 제주유나이티드를 꺾은 포항과 인천유나이티드를 꺾은 전북이 10년 만에 다시 컵 대회 최종 무대서 만났다.
양 팀 감독과 주요 선수인 포항 공격수 김승대와 전북 수비수 최철순이 하루 전인 3일 오후 5시 포항의 포스코 본사 대회의장에서 공식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많은 홈 팬들 앞에서 뛰는 만큼 선수들과 준비 잘하고 있다. 우승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1, 2차전을 홈 앤드 어웨이로 번갈아 가며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포항에서만 단판으로 치러진다. 이해 안 가는 부분이 있지만 규정이 그러면 수긍하겠다"고 지적했다.
애초 이번 결승전은 지난 1일과 오는 4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8월에 예정됐던 준결승전이 새만금 잼버리 여파와 태풍 '카눈' 등 경기 외적인 변수들로 인해 치러지지 못했다.
이에 FA컵을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는 1일을 준결승 경기로, 4일은 결승 단판으로 일정을 바꿨다. 결승전 장소는 4강팀 구장 중 추첨을 통해 정하기로 했고, 제주-포항전 승자의 홈구장에서 열기로 확정됐다. 이로 인해 포항은 홈 이점을 갖게 됐고, 전북은 원정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페테레스쿠 감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승대는 10년 전 골을 넣은 우승의 주역이다. 그는 "원정에서도 골을 넣었는데 홈에서는 더 힘이 날 것"이라며 "내가 골을 넣든 못 넣든 주장으로 맡은 첫 결승이니 주장다운 모습을 보여서 꼭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공헌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 수비수 최철순은 "내일 경기에 누가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나간다면 김승대에게는 골을 안 먹어야겠다"며 "감독님이 김승대에 맨투맨을 붙여주면 재밌는 경기가 나올 것 같다"며 도발을 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양 팀 모두 우승을 노린다. 포항이 승리하면 지난 2013년 마지막 우승 이후 10년 만에 FA컵 트로피를 거머쥐게 된다. 공교롭게도 당시 결승 상대인 전북을 이번 시즌 마지막 관문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승리하면 전북, 수원삼성과 함께 통산 우승 5회로 최다 우승 타이가 된다.
반면 전북은 10년 전 복수를 넘어, 우승 별 하나를 더 추가해 수원을 제치고 단일 최다 우승팀이라는 새 역사 쓰기에 도전한다.
다음은 FA컵 결승전 기자회견에 참여한 양 팀 감독과 선수의 일문일답.
-각오가 있다면
"(김기동 포항 감독) 시즌을 시작하면서 올해가 창립 50주년이고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 리그는 울산이 우승했다. (다행히) 우리가 노력한 끝에 FA컵 결승까지 왔다. FA컵 우승한 지 10년이 됐다. 우리 홈에서 하고, 여러 가지가 맞아 들어가고 있다. 홈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뛴다. 선수들과 준비 잘하고 있다. 그럴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리그 상대 전적 의미는?
"(김 감독) 내일 경기에서 (3승1무로 앞선) 그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우리가 한 번도 안 졌다는 자신감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나도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 경기를 못 했거나 결과가 안 좋았으면 생각하는 게 어려웠을 텐데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내일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하지 않을까 한다."
-FA컵 우승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로 갈지 ACL2로 갈지 결정이 안 났는데 견해가 있다면?
"(김 감독) 그 부분은 앞으로 결정이 날 거로 안다. 내 의견을 덧붙이자면 한국에서 제일 큰 권위있는 대회인 만큼 FA컵 우승팀에 ACL 출전권을 줘야할 것 같다."
-선수로서 각오는
"(김승대 포항 공격수) 포항이라는 팀에 좋은, 뜻깊은 영광된 일이 많았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왔다. 떨리기도 하지만 홈에서 우승한 기억은 없다. 원정에서만 했던 것 같은데, 홈이라는 좋은 상황이다. 피곤할지 몰라도 선수들이랑 감독님 모두가 항상 한 팀이 되는 것이 목표고, 그 시너지가 이뤄졌을 때 엄청난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내일 홈인만큼 이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 내일까지 컨디션 관리 잘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 증명하겠다."
-10년 전에 골도 넣고 우승했는데, 10년 만에 다시 만난 기분은?
"(김승대) 10년 전 신인 때 기억에 남는 골을 뽑으라고 하면 데뷔전 골이기도 했고, 전북 원정이라는 힘든 상황에서 골을 넣었던 게 나한테 지금까지 오는 발판이었다고 생각한다. 10년이 지났다는 의미와 올해 팀이 50주년이라는 점 등이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리그는 아쉽지만 컵대회는 그 이상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정에서 골 넣었는데 홈에서는 더 힘이 날 것이다. 내가 골을 넣든 못 넣든 주장으로 맡은 첫 결승이니 주장다운 모습을 보여서 꼭 트로피 들어 올리는 데 공헌하고 있다."
-상대를 향해 강력한 한마디를 해준다면
"(김승대) 어떤 자극적인 말이 우리에게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다. 딱히 강하게는 말하지 못하겠다. 리그에서 충분히 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각오가 있다면.
"(단 페테레스쿠 전북 감독) 결승이라는 자리에 올라온 만큼 행복하다. 한국에서 결승에 올라왔는데, 팬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건 1, 2차전을 홈 앤드 어웨이로 번갈아 가며 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포항에서만 단판으로 치러진다. 이해 안 가는 부분이 있지만 규정이 그러면 수긍하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
-리그 상대 전적 의미는?
"(페테레스쿠 감독) 기록이 모든 걸 대변해 주지는 않지만 상대전적이 1무3패와 리그 2위라는 건 포항이 얼마나 강한 팀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지표다. 아직 이겨본 적이 없지만 결승이라는 무대를 통해 이겨보고 싶다. 뛰러 오는 게 아니라 이기려고 왔다. 지난 몇 경기 포항을 상대했을 때 운적인 요소가 따르지 않았는데, 사소한 디테일이 이번에는 따라줬으면 한다."
-FA컵 우승팀이 ACL로 갈지 ACL2로 갈지 결정이 안 났다.
"(페테레스쿠 감독) 들어본 적이 없는 사실이다. 감독일 뿐이지 결정권 없어서 깊게 생각 안 해봤다."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최철순 전북 수비수) 이기려고 왔다. 트로피를 드는 순간 행복하다. 우승하기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10년 전 결승 때는 군 복무 중이라 못 뛰었고 원클럽맨으로서 포항에 복수도 하고 싶을 것 같은데
"(최철순) 이번 시즌 포항이 좋은 팀으로서 잘 나가고 있다. 이 FA컵 경기는 단판이고 다음 경기가 없다. 나의 모든 걸 다 보여드려야 한다. 또 모든 선수들이 다 왔기 때문에 이길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포항에서 하다 보니 많은 팬 분들이 못 오셨다. 전주성에서라도 응원해 주신다고 하는데,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상대를 향해 강력한 한마디를 해준다면.
"(최철순) 리그 경기와 FA컵은 다르다. 단판에서는 승부를 내야 한다. 우리는 안현범 등 사이드백이 다 왔다. 누가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나간다면 김승대에게는 골을 안 먹어야겠다. 감독님이 김승대에 맨투맨을 붙여주면 재밌는 경기가 나올 것 같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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