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이와이 슌지 "BTS 영감의 원천, 젊은 예술가들 보며 쫓아가는 중"[인터뷰]

김보영 2023. 11. 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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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디어캐슬)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신작 ‘키리에의 노래’로 돌아온 일본의 거장 이와이 슌지 감독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또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의 배우 및 가수들을 언급하며 일본 및 세계의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깊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영화 ‘키리에의 노래’ 개봉을 기념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초기작인 영화 ‘러브레터’를 비롯해 ‘하나와 앨리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라스트 레터’ 등으로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본은 물론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전폭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영화 ‘키리에의 노래’ 개봉을 앞두고 지난 10월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한국을 찾은 뒤 영화 개봉을 기념해 다시 한 번 한국 팬들을 만나러 서울을 방문했다. 특히 그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러브레터’ 이후 약 20여 년 만이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부국제에 처음 갔던 게 20여 년 정도 전”이라며 “그 세월들이 흐른 후 일본의 가장 젊은 재능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게 돼 부산을 찾았다”고 운을 뗐다.

‘키리에의 노래’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 티켓 전석 매진을 불러일으키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작품 중 하나였다. 특히 해외 독립예술영화로서 이례적으로 최근 개봉 이후 3일 만에 빠르게 1만 관객을 돌파, 여전한 거장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조용히 강한 흥행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이 영화를 여러 세대가 봐주실 것 같다. 특히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러브레터’가 상영됐을 땐 태어나지 않았던 분들이 ‘키리에의 노래’를 봐주실 것이란 생각에 묘하고 신기한 감정을 느낀다”며 “내가 흡혈귀처럼 나이를 먹지 않는 게 아닐까 상상하기도 하고,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현실에 뚝 떨어진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그건 아마 여러분이 계속해서 제 영화를 봐주시면서 이어온 인연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성원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단편 영화 ‘장옥의 편지’로 호흡했던 배우 배두나와 ‘키리에의 노래’ GV 진행도 앞두고 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배두나 배우와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라 그날 행사에서 여러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기대 중”이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또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나 감독이 있냐는 질문에 “배두나와 단편 영화밖에 찍지 못해 언젠가 제대로 된 장편 영화를 함게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또 최근 K팝의 활기가 좋은데 언젠가 K팝 가수들과 컬래버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고 귀띔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영화 외에도 TV 드라마, 뮤직비디오, CF 감독을 비롯해 소설가, 작사가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저는 처음부터 프로가 아니었다. 젊을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단편을 찍기 시작해 뮤직비디오 작업도 하고 TV 드라마도 만들고 CF도 만들면서 나중에 영화에 닿을 수 있게 됐다. 저의 입장에서 저는 알아서 원하는 대로 마이페이스로 작업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여러분들이 ‘이와이 월드’라 표현해 말씀해주시는 건 공감을 해주신 덕이라 생각한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창작을 하는 사람이 창작의 행위에 높은 허들을 만들어두면 아무도 그것을 흉내내지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이와이 슌지는 이것도 저것도 자기 손으로 만드는구나, 학생 때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를 보게 될 때 창작자를 꿈꾸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왔다. 저의 작업 방식이 젊은이들에게 편하고 쉽게 받아들여졌으면 한다”는 창작 철학도 털어놨다.

특히 그는 30년 가까이 자신이 지치지 않고 현역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 오늘날의 젊은 아티스트들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키리에의 노래’에 나왔던 히로세 스즈나 아이나 디 엔드 등 많은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받고 있다”며 “한국에서 역시 BTS같은 아티스트들이 제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그들은 각자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을 알고 있고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며 자극받고 있다. 지금의 저는 방금 언급한 젊은 예술가들, 아티스트들의 등을 보며 쫓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등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BTS(방탄소년단)와 컬래버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BTS는 너무 대단한 그룹이라 저로선 ‘우와’ 감탄을 하며 그분들의 뮤직비디오 영상만 보고 있다”며 “그분들과 컬래버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송구하다”고 밝혀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면서도 “인연이 있다면 해보고 싶은 바람은 있다”고 러브콜을 전했다.

한편 ‘키리에의 노래’는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분),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분),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분)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 1일 개봉해 전국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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