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7만톤 담아둘 비축기지 부안·나주·함양에 짓는다
2026년까지 6%로 상향
지난 2일 방문한 경기도 이천 소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천비축기지에는 콩이 한가득 든 1t짜리 비축 포대 400자루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해충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콩 비축기지 내부 온도는 8~10도로 서늘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콩은 국내에서 수급되는 양이 적어 수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품목으로, 꾸준한 공급을 위해 aT가 상시 보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비축 사업 지침을 만들고 예산을 배정하면 aT는 국산 농산물을 사들이는 수매와 수입·보관을 담당한다.
이천비축기지에는 콩 2300t과 참깨(1900t), 고추(1000t), 감자(900t), 밀(300t)을 포함해 총 8300t이 넘는 식량 물자가 비축돼 있다. aT가 운영하는 국내 비축기지는 총 14곳이다. 이 중 이천기지 규모가 가장 큰데, 보관 가능 면적만 1만9000여 ㎡에 달한다. 식량 물자 가운데 정부와 aT가 가장 주목하는 품목은 밀이다. 농식품부는 2021년 기준 1.1% 수준인 밀 자급률을 2027년 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3.3%, 내년 4%, 2025년 5%, 2026년 6%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밀 비축량은 올해 2만t에서 2027년에는 5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aT는 밀 비축기지 3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기지가 지어질 곳은 전북 부안과 전남 나주, 경남 함양이다. 김춘진 aT 사장은 "부안·나주·함양 등 3개 지역에 총 7만5000t 비축이 가능한 밀 창고를 지을 계획"이라며 "예비타당성조사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밀 자급률 제고와 비축기지 신설은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부터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식량안보에 위협이 가해지자 농식품부와 aT는 밀을 충분히 구비해 자급률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한국 식량 자급률은 45.8%, 곡물 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다. 특히 낮은 자급률 때문에 국제 곡물 가격이 흔들리면 국내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곡물 가격에 이어 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면서 물가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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