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데 왜 김포공항이에요?"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3. 11.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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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서울편입 추진 맞물려
공항 개명론 다시 주목받아
공항용지 86% 서울에 포함
강서구 "현재 내부 검토단계"
이용객들 "혼란 없애야" 지지
하남 위례·감일지구 주민들
내주 편입 추진위 출범키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론이 급부상하면서 김포국제공항 명칭을 서울국제공항으로 변경하자는 개명론이 다시 일고 있다.

3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포공항이 있는 서울 강서구는 공항 명칭 변경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내용이 없다"면서도 "내부 검토 단계인 것은 맞는다"고 했다.

김포공항 명칭 변경은 지난달 보궐선거로 당선된 진교훈 강서구청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진 구청장은 "일부 주민은 김포공항을 애물단지라고 하지만 강서의 보물단지로 만들겠다"면서 "서울 혹은 강서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해 구민의 자긍심을 높이겠다"고 했다. 강서구 안팎에서는 구청장 공약인 데다 최근 여당발 서울 편입론이 본격화해 그 바람을 타고 개명 추진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공항 이용 여객들도 개명에 관심이 컸다. 이날 김포공항에서 만난 박 모씨(68·서울)는 "서울에 있는 김포국제공항은 서울국제공항으로,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은 성남공항으로 바꿔 행정구역과 명칭이 불일치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현재 서울공항은 군(軍) 공항이어서 성남공항으로 바꿔도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실제 경기도 김포군 시절 명명된 김포공항은 이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전체 용지(844만㎡·255만평) 가운데 86%가 서울시에 속해 있다. 9.3%는 인천시, 4.7%는 부천시에 있다. 일부 항행시설 용지가 김포시에 있다. 김포공항 국내선·국제선 여객터미널과 화물청사, 지하철 김포공항역은 모두 서울 강서구에 있다.

반대하는 쪽에선 "김포공항이라는 명칭이 익숙하고, 이름을 바꾼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왜 서울에 있는 공항이 김포공항으로 불리는지 역사적 흐름을 알 수 있고 정감이 있다" "공항 이름을 바꾸면 간판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데 괜한 돈을 쓰는 것 같다"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공항 명칭 관리지침에 따르면 공항 명칭은 지방자치단체가 변경을 신청해 공항 운영자 1차 심의, 항공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 고시로 변경이 가능하다.

공항 명칭은 공항 소재지 시군명 단독 사용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서울시·인천시·부산시 등과 같은 대표 도시명, 새만금 등 지리적 명칭, 섬 이름을 쓸 수 있다. 인접 지자체가 합의하면 소재지와 대표 도시를 합쳐 2개까지 병기가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때인 2004년과 2014년, 국토부에 김포국제공항을 서울공항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서울시는 과거 김포 관할이던 행정구역이 서울시로 바뀌었고, 서울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각국이 공유하는 우리나라 항공정보간행물(AIP)에 인천국제공항은 서울인천국제공항, 군 공항인 성남공항은 서울공항으로 등재돼 있어 공항 명칭을 바꾸면 각국 관제사나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 항공기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AIP에 서울인천국제공항으로 등재된 것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변경하자는 인천시 요구나, 김해공항을 부산공항으로 바꾸자는 요청도 같은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 분위기가 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포항공항이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해 새출발했기 때문이다. 공항 명칭 변경으로는 국내 첫 사례다.

한편 김포·구리·남양주·고양·광명·하남시가 서울 편입 도시로 언급되는 가운데 서울 경계에 위치한 하남시 위례신도시·감일지구 주민들이 경기도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 편입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오는 8일 출범시키기로 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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