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오션 수익성 위주 경영 내년부터 수주 목표 없앤다
고부가 위주 선별전략 전환
한화오션이 내년부터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 중이다. 연초 제시하는 수주 목표에 얽매이면 저가 수주라는 유혹에 빠져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내년부터 업계에서 관행처럼 인식되는 연초 수주 목표치를 공표하지 않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한화오션 고위 관계자는 "수주 목표를 제시하면 이를 맞추기 위해 무리한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조선 업계의 오랜 관행을 벗어나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5월 한화그룹 편입 이후 대우조선해양 시절 횡행했던 '묻지 마' 저가 수주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014년 조선업 불황기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목표치 달성에 급급해 무분별한 저가 수주에 나서면서 시장 교란과 업계 전체의 공멸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한화오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전환하며 저가 수주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선박 수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5척, 특수선 4척 등 총 14억7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연간 목표치인 69억8000만달러의 21.1%에 불과하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연내 달성이 기대되는 카타르에너지의 LNG 운반선 예상 수주 물량 12척과 방위사업청의 장보고-3 배치-Ⅱ 잠수함 사업 수주 등을 합쳐도 80%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현재까지 201억9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의 128.2%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저조한 성적이다. 특히 올해 5월 출범한 이후 수주 실적은 LNG 운반선 1척이 전부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향후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 방안을 통해 수익성 위주 경영 방식을 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 고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서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경영 방식을 정립해 나가자는 취지"라며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본다는 자본주의 기본원칙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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